명칭. <오경>(五經: Pentateuch)은 <구약>의 처음 다섯 책, <창세기>, <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 전체를 일컫는 용어다. 혹자는 <여호수아>까지를 포함해서 <육경>라 부르기도 한다.
이 명칭은 ‘그리스’ 원어 “다섯 개의 두루마리”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주후 1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헬라’파 ‘유대’인들 사이에서 널리 통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대’인들은 이 다섯 권의 책을 흔히 ‘토라’(Torah)로 부르는데, 이 명칭을 영어로 번역하자면 <신약>에서 부르고 있는 바대로 ‘노모스’(nomos), 즉 “율법”(Law)으로 부를 수 있다. 이 책에 대한 또 다른 명칭으로, “‘모세’의 율법”, “‘모세’의 율법 책”, 또는 “‘모세’의 책’ 등이 알려져 있다.
<오경>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긴 이야기(설화)로 볼 수 있으며, 대략 2700 년에 걸친 인류 역사를 다루고 있고, 책의 마지막을 ‘모세’의 죽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이 각 책에서 균등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창세기>(50장, 1534절)에서 거의 대부분 기간(약 2300년)을 할애하고 있다. 이어서 <출애굽>에서 <민수기> 14장까지(도합 81장, 2617절) 다루고 있는 사건들은 주로 ‘시내’ 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것들로서, 그 기간은 일 년 정도에 불과하다. <민수기>의 나머지 부분(22장, 739절)은 40 년에 걸친 광야 생활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책 <신명기>(34장, 955절)는 주로 ‘모세’의 마지막 시기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오경>의 각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분량이나 연대(年代)의 길이가 균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통해서, 화자(話者)의 의도나 주요 관심사가 어디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즉 그의 핵심 관심사는 ‘시내’ 산에서의 율법 수여와 ‘모세’의 역할에 있다 하겠는데, ‘유대’인들이 <오경>을 ‘토라’로 명명하고 있다는 점은 적절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토라’는 흔히 “율법”으로 번역되고 있는데, <창세기>를 율법의 배경으로 본다면, <출애굽>에서 <민수기>까지는 율법의 선포를, 그리고 <신명기>는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선지자 ‘모세’가 행한 이들 율법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경>은 ‘유대’ 공동체가 최초로 경전화(經典化)시킨 문서들로서, <율법>, <예언서>, <성문서>로 이루어진 <히브리 정경> 중에서 으뜸가는 권위를 차지한다. <오경>이 <구약> 내에서 누리는 권위와 신성함은 절대적인 것이다. 예컨대, <칠십인 역>이 <오경>을 번역한 것만 보아도, 다른 <예언서>나 <성문서>가 불완전한 의역(意譯)에 치우치고 있는 것에 반해,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 있다.
<오경>의 각 책들은 각기 독립적이고,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춘 현대적 의미의 책이 아니다. 각 책은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져 있으며, 더욱 큰 단위의 한 부분으로서 구실을 하도록 의도되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오경>이라는 명칭은 편리하기도 하지만 또한 실제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하나의 큰 덩어리로서 <오경>을 받아들이게 되면, <오경>은 전체적으로 주제나 신학적 사상의 전개에 있어 통일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동시에 문학적으로 아주 다양한 장르들이 혼재해 있음도 인정할 수 있다.
통일성. 통일성이라 함은 “창조와 언약”이라는 큰 흐름 아래, 일련의 작은 신학적 주제들, 즉 “약속”, “선택,” “구원”, “율법”, 그리고 “땅”이라는 요소들이 크게 두 부분에 나누어 등장하고 있다: <오경>의 신학적인 주제는 “오경의 신학”에서 상세하게 다룰 것이다.
제 1부: <창세기> 1-11장
제 2부: <창세기> 12장- <신명기> 34장
제 1부가 문제 제기라면, 제 2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 제시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제 1부에서는 인간의 타락과 관련하여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떻게 훼파되었으며, 인간이나 국가 등이 당면한 제반 실존적 문제를 어떻게 맞이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문제가 “원인론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제 2부에서는 이러한 제반 문제들에 대해서 비록 부분적이긴 하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해결책을 마련하셨는가에 대한 설명과 해석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점에서 ‘아브라함’ 언약의 시작과 배경이 되는 <창세기> 12:1-3은 제 2부 전체의 초점이라 할 수 있다. <오경>은 단순히 이스라엘에게 대해서 뿐만 아니라, 여타 민족들에게도 중요한 것이 인류의 궁극적인 운명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에 맺은 언약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양성. <오경>의 다양성은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신학적 주제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이들 주제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보아야 한다. 즉 하나님의 언약이나 구원에 관한 주제가 다양한 문학 장르를 통해서, 다양한 수사적(修辭的) 표현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와 같은 다양한 문학 장르나 수사들의 등장으로 인해 <오경>의 기원이나 역사에 관하여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오경>의 역사: 자료와 편집과 정경화에서 상세하게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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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의 문학
1. 장르 說話(또는 敍事)(narrative)
설화(또는 서사)는 역사를 기술하는 독특한 한 문학 장르로서 성경의 많은 부분이 이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오경 내의 설화는 그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문체, 생생한 신인동형론적 표현, 신 현현의 보고들, 자세한 묘사와 반복되는 줄거리 등의 요소들로 인해서 일부 학자들은 ‘신화’, ‘전설’, 또는 ‘민담’등의 용어로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용어들이 암시하는 비역사성 때문에 보수 진영의 학자들은 이 이름 사용을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설화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바, 설화의 내용에 해당하는 이야기(story)와 그 이야기가 주어지고 있는 서술방식 즉 담론(discourse)이 그것이다. 이야기에는 ‘등장인물’, ‘사건’, ‘배경’과 이 전체를 구성하는 ‘플롯’(plot)이 포함되며, 담론에는 여러 ‘수사적 방법들’과 ‘상징’, ‘오해’, ‘침묵’, ‘아이러니’ 등이 포함 된다.
이러한 수사법들의 예를 성경의 설화에서 찾아보자. 성경에 등장하는 설화를 이러한 방식에 맞추어 해석하는 성경 해석의 한 방법을 ‘서사비평’이라 부른다. 따라서 설화는 역사적 사실기록과 신학적 해석을 섬세하게 결합해 놓음으로써 성경 속의 여러 사건들이 단순한 역사기록이나 日誌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주며, 이야기를 보다 흥미진진하게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구실을 한다: ‘창조설화(이중적)’, ‘족장설화’, ‘바벨탑 설화’, ‘기적설화’, ‘부활설화’, 등.
2-2. 고대 시가
1) 구약의 가장 오래된 히브리 시가들: ‘모세의 노래’(출 15), ‘발람의 신탁’(민 23-24), ‘야곱의 축복’(창 49), ‘모세의 노래 및 축복’(신 32-33), ‘아론의 축복’(민 6:22-27), ‘미리암의 노래’(출 15:2), ‘이스라엘의 노래’(민 21:17-18), ‘리브가의 축복’(창 24:60), 등등 다수.
2) 이들 시가가 현재의 형태로 고정된 연대: 주전 13-11세기경
2-3. 언약적 계시
구약의 예언 문서= "신탁예언"+ "강해": (예) 아브라함에 대한 야훼의 예언(창 15:12-16), 이스라엘의 새 예언자에 관한 모세의 예언(신 18:15-20), 모세의 강해(신 1:4-; 흔히 역사적 서문으로 불림), 율법 준수의 축복과 저주에 관한 설명(신 4:1-10).
2-4. 율법
1) 모세의 율법보다 앞서는(500년 이상) 율법들이 고대근동지방에서 많이 발견됨: 수메르의 우르남무 법전(우르 제 3왕조[주전 2064-2046]); 이신 왕 리핏-이쉬타르 법전(주전 1875-1864); 바벨론 왕 함무라비 법전(주전 1792-1750).
2) 모세의 율법은 그 내용에 있어서나 양식에 있어 이들 법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임. 특히 언약법(출 20-24; 신명기 법전; 수 24)의 양식은 힛타이트의 주종복속의 정치언약과 너무나 흡사하다.
3) 전형적인 고대 근동 조약의 형식
(1) 조약 체결 당사자의 신원 진술: 조약 쌍방의 신원을 밝힘
(2) 역사적 서언
두 국가간의 관계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에 대한 기술. (대개 대왕의 국가가 속국에 대해서 그동안 얼마나 관대하게 잘 대해왔는가에 대한 기술). 따라서 조약에 의거 속국이 대국에 감사를 표하도록 짐을 부과함.
(3) 법률
두 국가간의 미래의 관계에 대한 규정. 예로써, 속국의 왕은 대왕이 적국의 공격을 받을 때 대왕을 지원해야 하며, 또 이에 대한 보답으로 대왕은 속국이 적국의 공격을 받을 때 그를 보호해 주어야 함.
(4) 축복과 저주
속국의 왕들이 이 법을 어기면 저주를, 충실하면 축복을 받게됨.
(5) 증인들
조약 문서의 결론으로 신들과 백성들과 하늘과 땅까지 그 조약 체결을 증거하도록 함.
(6) 조약 문서의 보관
율법 문서의 상당 부분은 출 20-신 33사이에 기록되어 있고, 시내산과 느보산에서의 계약 체결 혹은 계약 갱신을 통해 부각되었다. 율법문서를 더 상세히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조건법: “...일 경우 ...하라”. (예) 신 22:22.
(2) 직접명령법: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출 20:3)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
(3) 부정명령법: 특별한 처벌이 명시되지 않음. (예) "귀먹은 자를 저주하지 말며 소경 앞에 장애물을 놓지 말라"(레 19:14).
(4) 사형규정: 특정 범죄에 대해 사형을 명백히 규정하는 명령. (예) 자기 아비나 어미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출 21:15).
(5) 저주: 금지명령과 사형규정 양자를 통괄하는 것으로서, 은밀히 저질러진 범죄에 적용된다. 이것은 씻어지지 못한 죄로 인해 언약공동체가 부정해지는 것을 막고 의로운 심판이 범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조처이다. (예) "그 이웃의 지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7); "이웃을 암살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24).
고대 근동의 법률들을 대체로 세 가지 제목으로 묶을 수 있다: 민법(결혼, 가족법, 유산, 상속, 재산, 고용, 부채, 세금, 임금), 의례법(살인, 강간, 절도, 위증, 폭행), 제사법(제사, 결례, 예배, 의전, 축제일 규정).
<숙제> 모세 오경이나 또는 예언서 등에 빈번하게 언약의 저주와 축복의 내용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대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각각 적어도 20여가지 이상씩 열거해 볼 것.
3. 오경의 신학
오경을 하나로 묶는 신학적 주제는 “하나님의 언약” 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제 하에 오경 전체를 공시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언약의 내용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한 속성-인과응보의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오경 속에는 하나님의 백성이 당시의 주변 세계관들 속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교훈적 메시지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더 나아가 현대사회의 제반문제들에 대한 성경적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기본적인 틀로써 받아들여지기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오경의 신학을 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각도에서의 조명이 필요하다: (1) 오경의 다섯 권의 책들의 상호 관계성에서 찾아지는 신학; (2) 고대근동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찾아지는 신학; (3) 현대사회의 제반 문제점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찾아지는 신학적 주제들이 바로 그것이다.
3-1. 내적 상호관계성
범위내용기능
창 1-11원역사(창조, 타락, 심판)
창 12-50족장설화(아브라함, 등등)
출애굽기구원과 언약체결구약신학의 출발점
레위기언약의 확정/레위 지파의 임무
민수기광야생활/체험과 실험
신명기언약의 갱신
3-2. 고대 근동세계와의 관계
고대근동 세계관에 대한 교정 및 대안 제시:
1) 창조 및 기원논쟁: 아트라시스 서사시, 수메르 홍수설화, 길가메쉬 서사시 등과 비교해 보자.
2) 신론: 역사적으로 대두되었던 중요한 신론을 아는 바대로 열거해 보고 유대, 기독교적 유일신론과 비교해 보자.
3) 인간론: 인간의 목적과 의미
4) 기타: (예) 바벨론 전승-매월 7일, 14일, 19일, 21일, 28일 등은 불길한 날; 창세기 교훈?
3-3. 현대사회와의 관계
1) 일련의 과학적이고도 역사적인 논쟁: (1) 기원논쟁(우주, 생명, 인간, 언어, 혼돈과 무질서, 국가); (2) 창조와 진화, 등등.
2) 기독교세계관과 현대사회 문제: (1) 다원론과 세속화의 문제; (2) 개인의 존재론 및 윤리적 대답.
4. 오경의 저작
4-1. 단일 저자설
1) 현대적 의미에서의 단일저작설과 거의 상통함. 즉 신적인 영감과 초자연적인 계시를 통한 모세의 기록.
2) 히브리와 사마리아, 초대교회의 전통
3) 대부분의 보수신학자들: 글리슨 아쳐, 노만 가이슬러, 어빙 젠센, 메릴 엉거 등.
4-2. 단일저자-후대 편집가설
1) 모세의 주도적인 역할: 기존의 역사적 자료의 수집과 창조적 편집자. (예) 야훼의 전쟁기(민 21:14); 야살의 책, 등.
2) 모세 이후의 또다른 일련의 편집자들의 보충, 수정, 해설자로서의 역할을 인정.
3) 계몽시대 이후의 “성서고등비평”의 주장(다중저자-후대편집가설: 문서설 등)에 대한 일련의 진보적 보수진영학자들에 의해서 제기.
4-3. 다중저자-후대편집가설
1) 여러 시대와 여러 장소에 산재해 있던 다양한 자료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편집자들의 창조적인 편집작업(수집, 보완, 수정, 해설, 등등)에 의해 정경화 됨.
2) 성서의 通視的 批評方法(資料批評 /樣式批評 /編輯批評)의 배경 및 전제가 되었던 가설(아래의 도표를 보라).
(1) 지적 사상적 영향
① 과학 및 과학적 방법론의 발달-성서 고고학 등
② 이신론과 진화론-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거부 및 종교의 발달 또는 진화
역사비평학자들의 기본 전제는, 기독교나 유대교가 그 기원에 있어 아무리 초자연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의 역사적이고도 발전적인 특성을 지닌다는 점에 있어서는 삶의 다른 측면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교적 의식이나 표상들은 어느 한 시대에 나타났다가는 그 영향력을 행사하다가 다른 유형들과 결합하여 변화되고 다시 다른 시대로 넘어가면서 쇠퇴하고 또한 소멸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즉 종교적 현상도 일종의 역사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문학비평에 적용되는 역사비평방법들을 정확히 사용해서 히브리 성서를 주의 깊게 연구하기만 한다면 그 형성 배후에 오랫동안 감추어져 있던 이스라엘, 유대의 종교적 표상과 의식의 실제 기원과 발달을 밝혀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 성서 자체의 증거
역사비평학자들은 마치 호머와 투키디데스, 단테와 셰익스피어 연구에 착수하는 것처럼 히브리성서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연구를 진행함에 따라 성서문학의 특징을 발견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일련의 내적인 발달사, 즉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 책들의 방대한 수집물 임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성서의 본문은 바로 이러한 발달사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서, 모세 오경에 대한 이성적인 접근을 시도했을 때, 이 책이 동일인의 작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몇 가지 논리적인 의문점들이 발견되었다: 신학적 및 문학적인 불일치.
① 저자에 대한 본문의 언급 또는 암시
모세는 그가 말할 때를 제외하고는 3인칭으로 언급된다. 그러므로 본문 가운데 극히 제한된 일부분들만이 모세가 기록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 출 17:14; 24:4; 34:27,28; 민 33:2) 따라서 기록자는 모세를 확대된 전체 책들의 저자로 간주하지 않고 보다 큰 기사 속에 들어있는 어떤 자료들에 대해서만 그 저자로 간주한다는 암시가 다분하다.
② 문학적 표현의 문제
문체가 판이하게 다른 구절들에서 종종 동일한 인물과 장소 및 사물에 대하여 어휘 변화가 “문학적 상수”로 일정하게 나타난다:
㉮ 상수 1: 야훼; 시내산; 가나안인; 르우엘 또는 호밥(모세의 장인의 이름).
㉯ 상수 2: 엘로힘; 호렙산; 이드로(모세의 장인의 이름)..
이러한 어휘상의 변화들은 문체와 개념과 역사적 관점상의 차이점들과 아주 규칙적으로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기록자가 어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나 또는 특별히 강조하기 위해서 단일 기록자가 사용한 동의어라고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③ 문학적 연속성과 불연속성
창세기에서 신명기까지의 이야기와 율법은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수많은 단점과 모순들이 단일한 저작자의 관점을 나타내지 않는다:
(예 1) 두 번의 창조기록(창 1:1-2:4a)
(예 2) 브엘세바의 지명의 기원에 대한 두 번의 언급(창21:31; 26:33)
(예 3) 야훼예배의 기원에 관한 두 번의 설명(창 4:26; 출 6:2-3)
(예 4) 가인의 아내는 누구?
(예 5) 모세는 몇 번이나 시내산 또는 호렙산을 오르내렸는가?
(예 6) 노아 홍수 사건에 대한 두 번의 상이한 기록
(예 7) 아브라함은 두 번, 이삭은 한번 각각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속임.
④ 본문의 신학적 차이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다양한 차이:
㉮ 친근/적극적 개입(소위 J 자료)-야훼; 시내산; 가나안인들; 르우엘 또는 호밥의 상수가 나타나고 있는 단락.
㉯ 초월적/소심함/절대군주(E 자료)-엘로힘; 호렙; 아모리인; 이드로" 등의 상수가 쓰이고 있는 곳.
㉰ 성전/율법/제의적/사회적인 행위의 하나님(D 자료)-신명기의 문학적 상수.
㉱ 의식과 도덕과 율법의 하나님(P 자료 )-네 번째 문학적 상수군.
⑤ 본문의 역사 사회적인 관점
모세 이후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명이나 제도의 묘사: 블레셋(창 21:34); 이스라엘의 군주제(창 36:31); 낙타 사육, 개명된 성읍; “오늘날까지...”(창 23:32); “가나안 인들이 아직 그 땅에 있었을 때...”(창 12:6).
이스라엘이 후대에 경험한 서로 다른 정치, 사회, 종교적인 상황과 관심 하에서 기록된 징후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J자료는 활기 있고 자신감 있는 민족 독립 시대를 암시하며, E자료는 공동체 내부의 갈등과 종교적 배교 시대의 관점 하에서 말하고 있으며, D자료는 국가개혁의 시대에 그 개혁이 수포로 돌아갔음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P자료는 정치적 독립의 상실을 기정 사실로 하고 공동체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종교의식과 제사장을 축으로 하는 지배 체제를 계획적으로 재조직하고 재 긍정하는 일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상에서 이미 언급하였듯이 성서 본문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학적, 신학적, 그리고 정치, 사회적인 질문은 구약성서를 자료비평학적으로 접근케 하는 배경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구약성서의 많은 책들이 단일 저자의 창조적인 활동의 결과로 완성되었다기보다는 이전에 존재하고 있었던 여러 가지 자료를 후대의 저자들이나 편집자들이 수집하고 편집, 배열한 채로 자신들의 독창적 작품 속에 함께 삽입한 결과로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는 성서의 내증도 있는 바, 그 예로서 민수기 21:14-15는 “여호와의 전쟁기”에서 인용한 구절이 언급되고 있고, 여호수아 10:13과 사무엘하 1:18은 “야살의 책”에서, 열왕기상 11:41은 “솔로몬의 행장”에서, 14:19는 “이스라엘왕 역대지략”에서, 14:29는 “유다왕 역대지략”에서, 그리고 역대기하 25:26은 “유다와 이스라엘 열왕기”에서 인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각 책들이 히브리 성서에 최종적으로 배열된 순서가 그 책들의 기록된 순서가 아님은 명백하다. 이러한 난처한 연대 문제의 해결은 단일한 책들이 종종 다른 시기의 자료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 한결 더 복잡해졌다. 예를 들어, 자료비평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이사야 1-39장은 주전 8세기의 것이고, 40-66장은 주전 6세기와 관련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제 1이사야 그리고 제 2이사야로 부른다. 자료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등은 이러한 질문들을 답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성서해석(비평) 방법론들이다.
5. 오경의 反文書說
5-1. 외적 증거
1) 유대교 전승, 초대 교부, 탈무드, 미쉬나의 증거
(1) 파이퍼: “오경은 주전 4세기경에 모세의 책으로 믿고 정경으로 받아들였다.”
(2) 탈무드: “모세가 오경의 저자임을 의심치 아니함.”
(3) 미쉬나: “모든 율법이 모세의 의해 기초되어졌다.”
(5) 필로: “모세가 율법서의 저자이다.”
2) 근동 문학의 특징
(1) 함무라비 법전의 저작권은 그 왕이 쓰지 않았지만 함무라비의 것이라고 하고, 산상수훈도 예수님이 쓰지 않았지만 예수님을 원 저자로 보며, 밀턴의 실낙원 역시 그의 비서에 의해 기록되었지만 밀턴의 작품으로 본다.
(2) 비교문학적 접근-근동문학의 특징으로, 한 사건이나 이야기의 강조나 정확을 위해서 반복적으로 기술하되, 단순 반복이 아닌 교차대구법 등의 양식을 통해서 표현했다: 창조설화, 요셉 설화, 바벨탑 설화, 등등. 그러므로 다른 자료들의 편집이 아니다.
5-2. 내적 증거
1) 오경의 증거
(1) 출 20:22-23:33-한 권의 책으로 불림. 계약의 책(언약의 책).
(2) 출 24:4, 7-모세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산 아래에 단을 쌓고...
(3) 출 34:10-26-이 계약을 다시 갱신하는 내용: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말들을 기록하라.
(1) 모든 율법은 모세로부터 온 것이라고 말씀하심: 막 10:3, 12:26; 눅 5:14, 16:28-31; 요 7:19.
6. 五經과 歷史
6-1. 역사적 배경
1) 시간의 문제: 오경이 다루는 역사의 범위와 관련된 문제(천지창조에서 가나안 정복 직전).
2) 자연주의적 입장에서 세대주의적 입장까지의 스펙트럼이 있으므로 순수한 과학적 논쟁의 영역으로 남겨 두자.
3) 창세기 12장-신 34장의 시간: 주전 2000-1600년(청동기 중기에서 후기)/출애굽 연대: 주전 1500-1200년
6-2. 역사적 신빙성
1) 보수정통주의
(1) 정확무오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다.
(2) 고고학적 발견 제시.
2) 자유주의 및 역사 재구성주의
(1) 전근대적 기록으로 역사적이고도 과학적인 가치는 없다.
(2) 역사화 된 이야기(historicized story).
(3) 신학적이고도 신앙적인 가치.
3) 우리의 입장은?
7. 토론을 위한 문제
1) 오경은 통일성과 다양성의 이중적인 특징을 지닌다고 한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2) 오경은 그 신학적 주제의 전개에 따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그 구조를 밝혀 보고, 각 부분의 주제 및 상호 관련성에 대해서 논해 보라.
3) 오경의 신학적 통일성을 논함에 있어 다시 다섯 부분으로 세분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단락의 범위와 주제를 밝혀 보라. 그리고 이들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서도 논해 보라. 오경의 신학의 근저 또는 분수령이 되는 곳은 어디인가?
4) 오경의 문학적 다양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5) 오경의 저작설에 대해서 당신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그리고 오경의 문서설과 반문서설에 대해서도 알아두자.
6) 오경의 역사성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무엇인가?
제 8장: 창세기
8
창세기
1. 서론
1-1. 책이름
1) 헬라어 명칭: 창세기(Genesis). ‘자료’, ‘기원’ 등의 의미를 지닌 헬라어의 음역.
2) 히브리어 명칭: ‘태초에’(bereshith). ‘처음에 있었던 일’.
1-2. 성격
1) 창세기는 기원(우주/지구/생명체/인류 등)에 관한 과학 책인가?
2) 창세기는 민족이나 국가(이스라엘을 포함한)에 대한 역사책인가?
3) 창세기는 히브리 민족의 족장들의 영웅담인가?
4) 기록목적을 알자!(창세기의 신학에서 다룰 것임)-공동체가 당면한 실존적인 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원인론적으로 제공키 위함. 따라서 신학적이고 문학적이 되자!!!-문학 비평적 해석을 하라!!!
1-3. 내용
1) 원역사(1-11): ‘우리와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은 어디서 왔는가?/왜 모든 것이 이렇게 되어졌나?’-언약의 필요성.
2) 이스라엘의 역사(12-50): ‘우리는 누구인가?’-언약 백성의 선택.
이러한 신학적인 답변들이 예술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어짐.
2. 창세기의 문학-양식/구조/배경
2-1. 양식
1)설화(narrative)
(1) 종류: 기원설화(창조/타락/민족 등) + 영웅설화(아브라함, 야곱, 요셉).
이들 설화에 대한 문학 비평적 연구가 뒤에 자세히 소개될 것이다.
(2) 설화의 기법
창세기 각 장에 대한 문학 비평적 작업이 후에 소개할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세 가지 정도의 특징을 인식할 수 있다: ① 반복(recursion); ② 현재화(contemporization); ③ 예시화(foreshadowing).
① 반복(recursion): 한 설화의 전개에 필요한 일련의 요소들을 다른 설화에도 계속 반복해서 도입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러한 반복된 기법이 주는 효과는 그 이야기가 다루는 세계(설화세계)가 실제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낌을 주는 것이다. 아래의 두 경우를 비교해 보자:
두 설화 사이의 유사성을 통해서 기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두 사건에서 그려지고 있는 세계는 결국 같은 의미와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창조 당시의 세계와 홍수 이후의 세계가 다른 두 세계가 아니라 한 분 하나님의 일관된 계획과 섭리(우리는 그것을 언약이라 부른다: 창조의 언약; 섭리의 언약) 하에 이 우주가 보존되고 운행되고 있는 것이다(히 1:3).
결국 이 두 이야기를 통해서 그는 단 한 번도 그 자신의 신학에 대해서 교훈하거나 강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독자들은 이 두 기사를 그냥 읽기만 함으로써 그의 의도를 이미 꿰뚫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창조와 홍수 이후 각 주인공의 실패담을 비교해 보자. 이 또한 반복적 기법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표>
② 현재화(contemporization):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관점에서 기록하고 묘사하는 기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성경의 첫 살인에 관한 가인과 아벨 이야기(창 4:1-24)를 모세 오경의 끝 부분에 등장하는 도피성 이야기(민 35:9-34; 신 19:11-13)와 연결해서 그리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두 경우에 공통적으로 하나님은 피의 복수에 대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계신다. 또 다른 예로써, 아브람함과 동방 네 왕들간의 전투(창 14)를 그보다 훨씬 뒤인 신명기 20장에 주어지고있는 이방인과의 전투에 관한 하나님의 규례의 측면에서 기록하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브라함과 같은 생활 규범을 지니고 살아가고자 하는 오늘날의 독자들로 하여금 정서적이고도 심리적인 동질성을 갖게 해주고, 나아가 위로나 편안함을 갖게 된다.
③ 예시화(foreshadowing): 이 기법은 앞에서 일어난 사건의 이야기를 통해서 뒤에 일어날 사건을 예시하고 예증해 주는 효과를 지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심주제가 더욱 발전되며,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도 목적론적인 역사관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그리하여 처음 일어난 사건은 마지막 사건을 예시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의 가나안 땅에서의 기착지로 세 곳이 언급되고 있는데, 세겜(창 12:6)과 베델과 아이 지역(창 12:8), 그리고 네게브 지역(창 12:9)은 후에 야곱이 하란으로부터 돌아와서(창 34-35) 방문한 곳이며, 더 나아가 후에 여호수아 군대가 점령한 곳이기도 하다. 야곱과 여호수아는 이 세 곳에 하나님의 제단을 세웠다. 단순한 우연일까요? 그리고 아브라함의 이집트 방문(창 12:10-20)은 창세기 20장 26장의 이야기와 상당한 유사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후에 야곱과 이스라엘의 순례에 대한 예시이기도 한 것이다(창 41-출 12). 아래 보기를 통해서 이 두 이야기가 상호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 지를 해당 본문을 적어봅시다:
2) 시와 노래
(1) 인간 창조의 노래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도다(1:27).
God created man in his own image,
In the image of God he created him,
Male and female he created them.
(2) 아담의 노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2:23).
(3) 라멕의 칼의 노래
아다와 실라여 내 소리를 들어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어라
나의 창상을 인하여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을 인하여 소년을 죽였도다(4:23-24).
3) 족보: 족보에도 신학이 있다.
(1) 창 4:17-24
(2) 숙제: 마태복음 1장과 누가복음 2장의 족보 신학을 토의해 봅시다. 별도 용지에 써올 것.
2-2. 구조
크게 두 종류의 구조 분류 방식이 있다: 히브리인들의 분류; 개신교신학자들의 분류:
1) 히브리 식 분류: 10개의 “톨레돗”(“...그 계보가 이러하니”)
1:1-2:3 서론
① 2:4-4:26하늘과 땅의 계보
② 5:1-6:8아담의 계보
③ 6:9-9:29노아의 계보
④ 10:1-11:9노아의 아들들의 계보
⑤ 11:10-26셈의 계보
⑥ 11:27-25:11데라의 계보
⑦ 25:12-18이스마엘의 계보
⑧ 25:19-35:29이삭의 계보
⑨ 36:1-37:1에서의 계보
⑩ 37:2-50:26야곱의 계보
2) 개신교 학자들의 분류
(1) 1-11원역사(기원설화)
(2) 12-50족장설화
기타 학자들에 따라 본문의 문학적 단위는 세분될 수 있음.
2-3. (문학적)배경
1) 창세기와 근동문학(창조신화나 서사시 등)간의 유사성과 상이성.
2) 상호관계성에 대한 두 견해: (1) 창세기>근동문학; (2) 근동문학>창세기. 근동문학의 저작시기가 더 오래됨.
<토의 문제> 그러므로 창세기의 근동 문학적 배경을 받아들일 때 창세기의 역사성이 부인되는가? 토의시 유의 사항:
① 유사성<<상이성
② 결론: 영감 받은 창세기 기자(편집자)는 근동 문학적 틀을 빌어 자신의 신학을 드러내고자 했음.
3) 창세기와 근동문학의 설화들
<표>
4) 에누마엘리쉬
(1) 기원: 주전 1792-1750년경 함무라비 왕이 그의 군사적 위업을 기념하기 위하여 바벨론의 수호신 마르둑(Marduk)을 모든 신들의 최고신으로 정하고 이에 “에누마엘리쉬” 이야기를 발간토록 함.
(2) 내용: 신성한 물의 신 Apsu와 짠물의 신 Tiamat의 결합으로 메소포타미아의 여러 아들 및 딸 신들이 탄생됨. 자식 신들이 서로 싸우며 소란스럽게 하자 이들을 죽이려고 두 신이 계획함. 이를 안 자식 신들이 Apsu를 죽이고, 이에 격분한 티아맛이 자식 신들에게 전쟁을 선포함. 자녀들이 그들의 대표로 마르둑을 선출하여 만일 그가 이기면 신들의 왕으로 섬기도록 하는 요청을 수락하고 티아맛과 싸워 이김. 마르둑이 티아맛의 시체를 둘로 쪼개어 반으로는 땅을, 나머지 반으로는 하늘을 삼음. 그후 신들을 다 불러내어 티아맛으로 하여금 전쟁을 하도록 교사한 킹구 라는 신을 찾아 그의 핏줄을 끊어 죽인 후 그의 피로 인간을 창조하고, 인간들로 하여금 신들을 섬기도록 의무를 부여함. 마르둑은 모든 신들의 주인이 되어 다른 신들에게 각기 일정 영역의 지배권을 허락함.
③ 히브리어 단어 바라(bara; 창조하다)에 근거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 단어는 하나님의 창조적 활동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고, 만드는 것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는 다른 동사들처럼 한 물건이 만들어지는 재료를 결코 목적격으로 갖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가 무로부터의 창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다른 동사와 함께 혼용해서 쓰이고 있다: ㉮ 바라= ㉯ 아싸(asa ): “만들다”(창 1:21-27; 5:2; 사 41:20; 43:7)= ㉰ 야짜르(yasar): “형성하다”, “모양을 만들다”(사 43:1,7; 45:7, 18; 암 4:13)= ㉱ 코넨(konen): “세우다”, “설립하다”(사 45:18)= ㉲ 야싸드(yasad): “짓다”(시 89:12이하).
5) 아트라-하시스 이야기
(1) 기원: 초기 수메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서 후에 바벨론과 앗수르 언어로 번역 개작되어 유사한 사본들이 존재한다.
(2) 내용: 이 이야기는 주로 인간의 창조와 초기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이야기는 태초에 신들만이 살고있는 세계로 시작한다. 점차 신들의 숫자가 늘어가고 젊고 별로 중요하지 않는 신들이 그들에게 부과된 사역(신들의 세계 질서를 유지시키기 위한)을 거부하면서 반란을 일으킨다. 이에 Ea-Enki가 이들 신들과 협상을 벌여 인간을 창조하여 그 일들을 대신토록 한다. 늙은 신들의 회의에서 이 협상 안이 받아들여지게 되고 Nintu-Mami신이 이 일을 떠맡게 된다. 이 부분이 창세기 2:4b-3:20의 그것과 유사성이 있다.
이 이야기는 또한 홍수이야기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바벨론의 홍수이야기 “길가메쉬” 서사시가 있다. 두 홍수 이야기간의 차이는 홍수의 원인에 있다. 즉 길가메쉬 서사시에는 홍수의 원인이 분명하게 주어져 있지 않지만 아트라-하시스 이야기에는 땅의 인구증가로 말미암은 소요가 신들을 괴롭고 귀찮게 했기 때문이다. 신들은 역병이나 기근 등의 방법으로 이 소란을 완화시키려고 하다 여의치 않자 결국 대홍수를 내려 아트라-하시스와 그의 방주 속에 들어온 자들만 살아남도록 했다.
고대근동세계의 우주관
2-4. 족장설화
창세기 12-50장의 족장설화에 관한 논의는 추후 해당되는 장에서 보다 상세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3. 창세기의 신학
3-1. 창세기 1-11의 주제
1) 창세기 전체: 언약의 배경(창 1-11)과 언약의 확립(창 1-12).
2) 언약과 관련된 제 주제들(하나님/인간/죄/은혜)이 반복적으로 나타남.
3) 사람에 따라 여러 다양한 주제들을 1-11장의 설화의 구성(plot)으로부터 끄집어낼 수 있다:
(1) 죄-말씀(선언)-심판의 주제
타락⇒가인과 아벨⇒하나님의 아들들⇒대홍수⇒바벨탑 이야기를 통해서 이상의 주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Claus Westermann). 즉, 인간의 죄의 행위는 하나님의 심판의 행위를 부르고, 이 둘 사이에는 항상 하나님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설명 내지는 처벌에 관한 결정이 삽입되어 있다.
<표>
이러한 주제의 반복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또한 하나님의 속성은 무엇인가?
(2) 죄- 말씀- 심판의 주제
한 가지 간과되고 있는 사실: 하나님의 은혜(또는 용서)(D.J.A. Clines). 항상 선고와 심판의 행위 사이에 나타난다.
<표>
각각의 형식에 나타나는 상이성도 있다(물론 이러한 상이성이 일반적인 형식을 해치지는 않지만). 이러한 상이성을 찾을 수 있겠는가?
예 1: 첫 두 범죄의 경우 범죄자는 개인들인데 반해 나머지 세 범죄의 경우는 단체(또는 공동체)이다. 그리고 첫 두 경우 하나님은 찾아 나서는 분으로, 후자의 세 경우는 그냥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하나님으로 묘사된다.
예 2: 처벌의 대상과 내용의 상이성.
(3)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함 (von Rad)
① 인간의 죄악: 창 1-11(에덴에서의 타락-가인과 아벨-라멕-하나님의 아들들-대홍수-바벨탑의 반역)은 죄의 창궐과 만연, 인간과 하나님의 더욱 심화되는 분리, 불순종에서 충동적 살인, 무자비한 살인, 거대한 탐욕과 욕정, 부패와 폭력, 인류 전체의 타락으로의 이야기의 전개.
② 하나님의 반응: 강도를 더해 가는 심판과 처벌. 즉 동산으로부터의 추방-경작지로부터의 추방-수명의 제한-대부분의 인류의 멸절-인류의 분산.
③ 하나님의 은혜: 아담과 하와에 대한 보호-가인의 보호-노아 가족의 보존. 바벨탑 사건의 경우에만 하나님의 이러한 보호하심과 보존하시는 은혜에 대한 언급이 결여되어있다.
④ 앞선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방안
㉮ 창세기 1장과 나머지 장들과의 관계: 正(1장)과 反(2-11)의 관계. 인류의 창조를 절정으로 하는 하나님의 질서 있는 창조가 죄의 와해시키고 소멸시키는 공작으로 말미암아 대홍수(6장)와 바벨탑사건(11장)에서 반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장이 순종의 축복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나머지 장들에서 불순종의 저주를 보게 된다.
㉯ 족보(4:17-26; 5; 11:10-26): 족보에도 신학이 있다?? 죄의 확산과 은혜의 확산이라는 주제를 이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의 축복과 저주가 동시에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줌: 창 1:28; 4:1; 4:25; 5장의 반복되는 양식; 홍수 이후 인간 수명의 점진적인 단축(예: 홍수 이전 수명=800~900; 셈의 수명=600년(11:10); 데라의 수명=205년(11:32)).
<숙제> 4장의 족보의 내용과 양식을 면밀히 연구해 보고, 이 장 역시 이상에서 제시된 주제에 대한 신학적 기능을 하고 있음을 발견해보자.
㉰ 국가의 이름들(10장): 10장의 신학은?? 왜 이 장이 바벨탑 사건 이후(11:1-9)가 아니라 이전에 기록되었을까? 논리적으로는 바벨탑 사건 이후에 위치해야 할 것이다(10:5, 32, 18, 20, 31). 11장 이전에 위치했을 때의 신학적 의미는 이상의 주제와 관련하여 무엇이 되어야 할까? (1:28; 9:1) 11:1-9의 신학적 기능은 이 주제와 관련 지워 볼 때 양면성을 지닌다. 설명해 보자.
(4) 창조-반창조-재창조
<표>
(5) 지금까지의 주제 도출은 성서 본문 자체에 대한 문학적이고도 언어학적인 측면만을 고려하여 얻어진 것이다. 그러면 창 1-11의 역사적 배경 내지는 문학적 배경은 무엇일까? 즉 성서 기자(들)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두 가지 견해:
① P 자료설(주전 550년경)
바벨론 포로 이후 민족적 정체성의 확립과 야훼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신학적 정립의 필요성에 따라, 종교적인 생활을 강조하고 새로운 질서있는 사회의 창출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자는 메시지. 안식일의 강조.
이 견해에 따르면, 포로기 이스라엘은 마치 대홍수의 그것처럼 무질서와 혼돈과 방황의 시기였으며, 따라서 대홍수는 이스라엘 국가의 반창조에 해당된다. 창세기 3장 이후 내려지는 일련의 하나님의 죄에 대한 심판은 왕조시대 이스라엘의 불신앙과 민족적 죄악에 대한 의로운 심판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홍수 이후에도 살아남은 노아 가족은 포로기 이후 살아남아 예루살렘으로 귀환한 자들로서, 이제 하나님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조의 명령이 이들을 통해서 재창조되어 질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예루살렘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② Y 자료설(주전 1000-900년경)
다윗 이후 이스라엘은 정치, 문화, 및 경제적으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으나, 이에 따른 종교적 이완과 세속화 현상 역시 따랐다. 이러한 시점에 기자는 현재 백성이 누리고 있는 제반 축복의 근원이 야훼 하나님임을 밝히고 그에 대한 충성과 책임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인간의 불성실로 하나님의 축복을 상실할 뻔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은 계속되고 성취될 것인즉 국가적인 경각심과 노력을 요구함.
<숙제> 이제 우리는 이어지는 단락들에서 창세기의 각 장들에 대한 서사비평 내지는 신문학비평을 도입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각 단원의 문학과 신학에 대해서 보다 세부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지만, 우선 지금까지의 연구를 토대로 다음의 네 주제에 대한 당신의 견해를 피력해 보자: ① 창조주 하나님; ② 인간과 죄; ③ 심판; ④ 은혜
3-2. 창세기 12-50의 주제
1) 언약-계승, 발전, 성취
(1) 선택과 약속(창 12:1-3): 원역사의 마지막 부분이 결여하고 있는 은혜라는 단어를 대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1-11장의 주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은혜인가? 두 대조적인 관점의 병행 구조.: 아브라함은 큰 민족이 될 운명이었다(12:2). 그러나 사라는 애를 밸 수 없다(11:30). 또한 그가 가는 땅은 그의 후손들이 차지할 예정이었으나(12:7) 그 땅은 이미 가나안 인들이 차지하고 있다(12:6).
2) 믿음과 의
(1) 갑작스러운 부르심에 대한 아브라함의 반응(12:4)
(2) 지연되는 약속의 성취
(3) 성경의 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위의 문제를 초월한, 관계에 대한 충실성. 야곱의 생애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부터 창세기 각 단락에 대한 종합비평적 작업(역사와 문학과 신학)에 착수해 보자.
4. 창세기의 신문학비평
시간과 교회학교의 교과목 분류상 아래의 내용들은 [하나님과 역사](대분류 번호: 300 씨리즈) 강의 중에 다루게 될 것이므로 이곳에서는 ([하나님과 성경]; 대분류 번호: 200 씨리즈) 생략합니다. 그 때까지 인내하며 고대하시길...
3. 윌리암 S. 라솔 외(박철현 역), [구약개관], 제 7-8장, 서울: 크리스천 다이제스트, 1994.
4. 이형원, [구약성서개론], 43pp, 대전: 침례신학교, 1995.
5. 리런드 라이건(유성덕 역), [문학에서 본 성경], 제 2-3장, 서울: 크리스천 다이제스트, 1993.
6. V. H. Matthews & D. C. Benjamin, [Old Testament Parallels], Chapter 1, Paul Press, New York, 1991.
7. R. S. Hess & D. T. Tsumura, [I Studied Inscriptions from before the Flood], Eisenbrauns, Indiana, 1994.
8.G. J. Wenham, 「Genesis 1-15」Word Biblical Commentary, Word Books, Texas, 1987.
9.G. J. Wenham, 「Genesis 16-50」Word Biblical Commentary, Word Books, Texas, 1994. .
제 9장: 출애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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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 서론
혹자는 출애굽기를 성경의 첫 번째 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1 사실 이곳에서는 창세기에서보다 더 많은 “시작”(תיטאוב 베레쉬트: 태초에)들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① 이스라엘 국가; ② 언약과 율법; ③ 성경; ④ 예배와 제사장 직분; ⑤ 존재의 신학. 따라서 출애굽 이야기는 구약의 사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역사(history)로서의 출애굽을 시간과 공간 속에서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학자들은 한결같이 동의한다.2 왜냐하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설화세계와 일치할 것으로 기대되는 당시 근동지방(이집트와 팔레스타인)의 기록 속에는 출애굽 사건과 상대적인 비교 연구가 가능한 인물이나 사건 등이 전혀 기록되어있지 않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처럼 증거들이 모두 간접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이 책의 문학이나 신학에 대해서 다루기 전에 역사적인 문제를 먼저 다루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2. 출애굽기의 역사
2-1. 역사적 배경
출애굽 당시의 근동지방의 역사적 상황이나 배경 등에 대해서는 이미 다룬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출애굽기에 대한 역사적 연구와 관련하여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일련의 중요한 논쟁점들에 대해서만 고찰하기로 한다.
2-2. 출애굽은 역사적 사실인가?
1) 비록 이집트의 압박과 탈출에 대한 직접적인 역사적 증거는 전혀 없지만 간접적인 증거들이 압도적이다:
(1) 요셉 이야기는 이집트 서북부 삼각주 지역의 생활, 관습, 문학, 그리고 이집트 기록들을 통해서 알려진 관료들의 명칭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2) 제 18 왕조 시대의 테베 근처와 제 19 왕조 시대의 삼각주 서북부의 건축 사역에 다수의 셈계의 국가 노예들이 동원되었다는 것은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3) 이 시기의 이스라엘인들의 이름이나 모세 가족들의 이름은 정식 이집트 이름들이다.
(4) 고대 세계에서 피지배 민족들의 탈출의 역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5) 구약은 처음부터 끝까지 출애굽 사건에 대해서 강조하고, 증거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들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을 날조된 이야기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리적으로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2-3. 출애굽의 시기
크게 두 가지 견해가 있다: 1) 이른 출애굽(BC 15세기 견해); 2) 늦은 출애굽(BC 13세기 견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학계의 최근 경향은 후자의 견해를 따르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수신학자들은 15세기로 추정한다. 보다 더 극단적인 견해는 주전 16세기로 보기도 하나 이 주장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2-3. 출애굽의 경로
1) 출애굽 경로나 시내 산의 위치 역시 확실치가 않다. 직접적인 증거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2) 출발지점: 라암셋은 거의 확실하게 타니스나 칸티르 임이 분명하다.
3) 첫 기착지: 숙곳. 나일강 유역으로부터 동쪽으로 가는 중요한 경로를 형성하고 있는 와디 투밀라드 계곡에 위치한 테쿠, 즉 현대의 텔 엘-마스쿠타흐인 것으로 간주된다.
4) 다음 세 장소: 에담, 비-하히롯, 믹돌은 상당히 불확실하며,여러 장소가 제시되었다.
5) 홍해: 홍해는 히브리어로 “갈대바다”(스알야숩)인데 개역성경은 70인역의 번역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해에는 갈대가 없다. 아마도 멘잘레 호수 주변과 남쪽의 비터호수 사이에 있던 늪지대를 말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늪지대는 갈대가 많고, 단내가 나는 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현재의 수에즈 운하를 따라 줄지어 있었다.
6) 갈대바다를 건넌 지점: 두 장소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1) 비터 호수 남쪽 근처; (2) 텔 테프네.
7) 여행 경로: 적어도 두 경로가 제시되고 있다.
(1)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출 13:17)(지도를 보라)- 적어도 이 길은 택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이 길은 이집트 군대가 사용하는 길로서(17절 하반), 군데군데 요새와 병참기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 “광야 길”(18절)- 따라서 이스라엘은 이 길을 택했음이 분명해 보인다. 갈대바다를 건넌 이후에는 “술 광야”(15:22; 민 33:8)로 들어갔는데, 이 광야는 팀사스 호수와 멘잘레 호수 사이에 있는 지역의 동편, 시나이 반도 서북부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여기서부터 여러 곳을 지나 시내산으롷 진행했을 것이다.
(3) 시내산의 위치와 이스라엘리 그곳에 있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결코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사실 머물렀다 해도 그 기간은 아주 짧았으며, 아무런 정착민들을 그곳에 남기지도 않았다. 사실 시나이 반도에는 역사가 시작되고 난 이후 정착민이 산 적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예벨 무사”(아랍명: 모세의 산)가 있는 자리와 성 캐더린 수도원 근처에 있는 거대한 화강석 산들은 여전히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곳을 시내 산으로 보는 기독교적인 전통은 최소한 주후 4세기에 이집트에 있던 수도사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경은 시내산이 가데스 바네아보다 한참 남쪽으로부터 시내산까지 열하루 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엘리야는 브엘세바에서 시내산까지 가는데 “사십주 사십야”(매우 긴 여행이라는 의미일 것임)가 걸렸다(왕상 19:8). 그러므로 이곳은 시나이 반도의 남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의 강렬하고 인상적인 아름다움, 장엄하고 엄숙한 경관은 이스라엘이 시내산의 경험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보이게 한다.
2-4. 출애굽 숫자들
1) 출 12:37: 장정만 60만(다 합치면 2-3백만).
2) E. Wright의 견해: 그 당시 인구도 많지 않았고, 음식물 준비도 어려웠을 것이다. 약 5천명 정도만이 출애굽에 참여했을 것이다.
3) 편집비평적 견해: 출애굽 숫자를 확실히 알기는 어렵고, 그 숫자는 오경이 완성된 후의 당시의 독자들의 숫자가 60만 정도였을 것이다.
(1) 주제별 구분: 애굽의 중요한 모티브인 하나님의 구속(redemption)이라는 관점아래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① 1-18장: 애굽으로부터의 구속(redemption from Egypt); ② 19-40장: 하나님을 위한 구속(redemption for God). 이 구분에 의하면 전반부는 단순한 출애굽으로서 이를 소극적 의미에서의 자유, 즉 억압으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이라면, 후반부는 적극적 의미에서의 자유, 즉 언약과 예배를 위한 자유와 독립을 말한다.
(2) 지역별 구분: 이스라엘의 노정을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이집트(1:1-13:16); ② 광야(13:17-18:27); ③ 시내(19:1-40:38).
3-2. 출애굽의 서사비평
1) 출애굽의 가장 두드러진 양식적 특징: 서사시
(예) 출 1-20장; 민 10-14장; 16-15장; 20-24장; 신 32-34장.
2) 서사시의 일반적 특징
(1) 내용적 특징
① 강한 민족적 관심
② 역사에 관한 언급
③ 정치적 영웅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통일성
④ 강한 교훈적 충동
(2) 형식적 특징: 고급 양식
① 통칭(사람이나 사물의 명칭에 대한)
② 장황한 말
③ 반복적인 관용 표현
④ 서사적 직유; 서사적 목록
⑤ 찬양의 양식
3) 출애굽의 반 서사적(anti-epic) 요소
(1) 내용적인 면이 아닌 형식적 면에서 반 서사적 요소가 뚜렷하다. 즉 고급 양식의 결여가 그것이다: (예) 시 대신 산문; 장황한 표현이 전무; 통칭이나 서사적 반복법의 거의 없음.
(2) 신본주의적 교훈: 전통적인 서사시는 인간 영웅을 칭송하고 찬양한다는 점에서 인본주의적이나 출애굽은 그 반대이다. 모세와 이스라엘에 대하여 그려지고 있는 표현들은 이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① 지도자의 직책을 맡기를 망설이는 영웅(출 4장)
② 본래 말에 능치 못한 자(출 4:10)
③ 지도자의 두려움: “나를 믿지 아니하며 내 말을 듣지 아니하리라”(출 4:1): 모세의 권위는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④ 열가지 재앙: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에 의한 구원; 이스라엘은 무기력한 방관자
⑤ 전장에서의 승리-“애굽 사람의 물품을 취하였더라”(출 12:36)-역시 하나님의 행위의 결과일 뿐.
⑥ 모세의 연설(13:3-16):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너희를 그곳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너를 가나안 사람의 땅에 인도하시고”; “너는 그 날에 네 아들에게 뵈어 이르기를 이 예식은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인하여 행하신 일을 인함이라 하고”; “여호와께서 애굽 나라 가운데 처음 낳은 것을...다 죽이신고로.”
⑦ 홍해의 구출: “그와 그 온 군대를 인하여 영광을 얻어 애굽 사람으로 나를 여호와인줄 알게...”(14:4);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여호와께서 너희를 우ㅢ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14:13, 14); “여호와는 용사시니”(15:3).
⑧ 이스라엘의 무가치함과 상습적인 불평과 배반: “애굽에 매장지가 없으므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같이 우리에게 하느뇨...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14:11, 12). 마라에서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하게 되자 그들은 모세에게 대하여 원망하였고(15:24), 고기가 부족하자 모세와 아론을 대하여 원망하였으며(16:2, 3), 르비딤에서 물이 부족할 때 그들은 모세와 다투었다(17:2). 그들은 또한 하나님이 보낸 것에 만족하지 않는 것, 사치스럽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 불평하는 마음, 그리고 약속된 땅에 이르기까지 부족함을 참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육체적 곤경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드러낸 반응이었다.
⑨ 이스라엘의 영적 죄악: 그들은 메추라기와 만나의 시험(16:4-5)에 대해서 떳떳치 못한 탐욕(16:20)과 안식일을 모독(16:25-29)함으로써 실패한다. 모세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지연되자 우상을 좇으며(32장), 어떤 경우에는 미리암과 아론에 의해(민 12장), 또 어떤 경우에는 고라, 다단, 그리고 아비람에 의해(민 16장) 합법적 권위에 반역하는 일들이 생긴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것에 반대하는 열명의 탐지자들의 보고를 받아들여 믿음이 없음을 드러낼 때에 이스라엘의 최대의 반역 사건이 일어나며(민 13-14장), 이상적인 지도자 모세조차도, 말하는 대신 므리바의 바위를 칠 때 오만과 성급함, 그리고 불순종의 죄를 짓게 만들어 그조차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것이 좌절되고 만다(민 20:2-13).
⑩ 결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찬양하고 이스라엘의 변덕스러움을 비난하며 부른 노래에서 절정에 이르는 반 서사적 요소(신 32). 그 노래는 그 배후에 이전의 이야기의 모든 무게를 담고 있으며, 출애굽의 서사시의 반-서사적 모티브의 논리적 종점이 된다.
4) 출애굽의 서사시
(1) 전통 서사시의 주제인 경쟁 민족간의 충돌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한다(1장). 충돌은 요셉의 죽음, 새로운 애굽 왕의 즉위, 그리고 유대인들의 두드러진 인구 증가 등에 의해서 촉발된 것이다. 기타 요소들: 악랄한 감독자, 학대받는 민족, 종족 근절의 사악한 계획, 산파들의 불복종: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셨더라”(1:20). 하나님이 이 서사시의 주역이다!
(2) 영웅의 탄생과 어린 시절(2:1-10): 원형으로 가득 찬 이야기. 또한 영웅의 어린 시절의 정체를 극화하기 위한 두 사건: 애굽 사람의 살해(2:11-15); 학대받는 양치기 소녀들을 도와주는 사건(2:15-22). 의도: 학대받는 백성의 수호자.
(3) 영웅의 소명과 준비(3-4장):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이 불타는 덤불 사건을 통해서 계시되면서(3:1-6), 모세에게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하실 때, 이 서사시가 추구하는 목표가 분명하게 된다. 그러나 모세의 부정적인 대응을 통해서 화자는 일반적인 영웅의 개념을 뒤집는다(앞의 설명 참고). 모세의 권위는 오히려 하나님의 ”내가 너를 ..보내어“(3:10)와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3:12)와 같은 귄위에 대한 스스로의 단언에 의해, 또는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여호와라”(3:15; 4:5)와 같은 고귀한 통칭이나 직함의 사용에 의해서도 강화된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3:14)라는 하나님의 자기 지칭은 그의 초월적이고 자존적인 성품에 대한 분별력을 잊지 않게 해준다.
(4) 여행 모티브: 위기-불평-구속의 패턴이 원형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홍해를 건너는 사건(14장)은 대원정의 최초의 사건으로 뒤따라오는 애굽군대와 홍해 사이에서 선 이스라엘의 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위기에 시험에 대해서 이스라엘은 앞으로 늘 그러할 것처럼 모세에 대한 불평을 터뜨림으로써 이 시험에 실패하고 만다. 모세는 차례로 하나님을 찾으며, 하나님은 구속을 실행하신다. 이어지는 여행에서 위기와 충돌의 패턴은 반복된다: 자연환경; 적대적 지방이나 종족들; 여행 집단 내에서의 반역과 충돌. 이러한 위기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기회로 언제나 주어지는데 불행하게도 이스라엘은 항상 실패한다(진정 하나님을 믿기가 이처럼 어려운가 보다!). 예로써, 마라의 쓴 물(15:22-26) 사건을 보자. 하나님께서는 이 사건을 계시의 기회로 이용하였으나 그 백성은 단지 하나님과 모세를 거부하는 호기로 이용했을 뿐이다: “거기서 여호와께서...그들을 시험하실새 가라사대 너희가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의 말을 청종하고...내가 애굽 사람에게 내린 모든 질병의 하나도 너희에게 내리지 아니하리니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니라.” 이 말은 기꺼이 구하려는 하나님의 의지, 구원의 조건, 복종의 필요성, 시험으로서의 삶의 상태를 확립해 주고 있다.
만나는 어떠한가? 문자적 의미뿐만 아니라 상징적 의미도 있다. 문자적으로는 그의 백성의 일용할 양식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와 준비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며, 상징적으로는 그것을 “꿀 섞은 과자 같은”(16:31) 맛으로 약속의 땅을 향해 가리키는 것이다.
(5) 시내산에서: 이곳에 이르러 서사시는 중단되고 다양한 시민적, 의식적, 도덕적 법에 대한 설명으로 빨려 들어간다. 바로 이 곳이 성경의 서사시가 전통적인 서사시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강력한 교훈적 충동이 바로 그 한 예이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성경 문학의 종교적이고도 신앙적인 성격과 목적을 읽게 된다.
시내산에서의 체험은 하나님과의 만남이며, 그의 등장은 실로 인상적이다: ① 성결의 명령(19:10, 14); ② 하나님의 하강(제 3일)(19:12); ③ 그 산을 범하는 사람의 죽음(19:12-13); ④ 초자연적인 무서운 모습들-천둥, 번개, 불, 지진, 구름(19:16, 18); ⑤ 하나님의 음성-“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33:20-22) 이 모든 설명은 이어지는 언약체결의 배경이 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6) 율법과 십계명: 율법의 대부분은 설명의 형식으로 되어있지만 십계명(20:1-7)은 매우 예술적인 형식으로 주어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해서 십계명이 오랜 세월을 두고 다른 문화 속에서조차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십계명 속에는 질서있는 반복, 변이, 균형, 대비, 그리고 중심성 등의 예술적 요소가 있다.
① 반복적인 명령: “너는 ...말라” (열 개 중 여덟 개).
② 변이: 길고 짧은 명령의 산재(1계명은 짧고, 2는 길고, 3은 짧고, 4는 길고, 5-9는 짧고, 10은 길다).
③ 균형: 4 개의 수직적 관계에 대한 명령과 6 개의 수평적 관계에 대한 명령.
④ 일정한 패턴: 주정적 진술과 긍정적 진술이 번갈아 가며 나타남(계명 1-3은 부정적이고, 4와 5는 긍정적, 6-10은 부정적이다).
⑤ 10이라는 완전 수의 의미.
심계명 전체의 주제는 “관계”, 즉 올바른 관계이다. 그것이 곧 의로움인 것이다.
(7) 초자연적 계시: 모세가 계시를 받기 위하여 산으로 올라가는 것에는 원형적 의미가 가득하다. 산꼭대기는 조자연적 존재와 만나는 장소로서 다른 원형의 예들은 다음과 같다: 모리아 산에서의 아브라함의 순종(창 22장); 아론의 죽음(민 20:28); 산 위에서의 모세(신 34:1-16); 산당에서의 사무엘의 제사(삼상 9:11-14), 갈멜산에서의 엘리야(왕상 18:19-42); 변화산에서의 예수님(마 17:1-18); 감람산에서의 예수님의 승천(행 1:6-12)..
이는 서사시의 영웅이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훈시를 받고, 준비를 갖춘 다음 돌아오는 초자연적 체험의 영역으로 입문하는 원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 오디세우스의 황천 여행; 아이네이스의 지하세계 여행; 단테의 죽음의 여행; 밀턴의 「실락원」에서 아담이 에덴동산으로부터 추방당하기 전에 타락한 역사에 대한 환상
(8) 금송아지 사건(32-34장): 이스라엘 백성이 겪는 또 하나의 위기. 우상에 대한 백성들의 사악한 요구에 굴복하는 아론(32:22)은 대중에게 인기가 없는 기준을 기꺼이 취하는 강력한 지도자 모세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은 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용서를 보여준다
(9) 다시 여행 모티브로: 이야기가 오래 중단된 후에 민수기 10장에서 다시 여행 모티브가 이야기를 지배한다. 모세의 귄위에 대한 미리암과 아론의 배반(민 12)은 합법적인 권위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뿐만 아니라 모세의 온유함도 더불어 강조하고 있다(민 12:3). 모세는 내면적으로 온유하고, 심지어는 수줍어 하지만 하나님의 뜻과 자기의 의무를 실행하는 데에는 대담하다는 사실에 의해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이 모세에게 “대면하여 명백히 말하고 은밀한 말로 아니”(민 12:8)한다는 진술은 하나님에 대한 모세의 관계를 보여주며 그의 영웅적 자질에 대한 인증이다.
(10) 정탐군 설화(민 13-14장): 우리는 여기서 믿음의 또다른 위기를 만난다. 그동안 서사시가 추구해 왔던 가치는 두 명의 정탐군의 고백에 의해서 입증된다: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젖과 꿀이 그 땅에 흐르고 이것은 그 땅의 실과니이다”(민 13:27). 그러나 침입에 반대하는 10명의 조언은 그 모험을 물리적이고도 군사적인 차원으로 전락시켜버린다: “그 땅 거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민 13:28). 우리는 여기서 신앙과 이성, 과학과 초자연간의 긴장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에 대한 교훈적 메시지를 읽게 된다.
(11) 죽음과 부활의 원형: 하나님이 불신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40년 동안 광야에서 헤매도록 하여 벌을 내릴 때(민 14:26-35), 원형적 죽음-신생의 패턴이 이 서사시를 지배하게 된다. 과거의 민족은 죽고 새 민족이 탄생하여 약속의 땅으로 가는 영적 자격을 받는 것이다. 「부활」의 네흘류도프의 경우도 이러한가?
영웅의 탄생과 어린 시절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는 출애굽 서사시는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막을 내린다(신 32-34). 모세는 약속의 땅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지만 므리바에서 불순종으로 인하여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민 20:2-13).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아스」의 영웅과 같이, 또한 「삼국지」의 유비나, 조조나, 공명과 같이 모세 역시 자기가 추구한 것에 이르지 못한다.
4. 출애굽기의 신학
출애굽기 속에는 역사, 전통, 교훈, 사회학, 민족적 지혜, 이야기, 영속적이고도 일시적인 요구사항들, 병리학, 지리학, 족보, 반 애굽적 정서, 민요와 찬양, 법률과 제도, 등등의 여러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신학적 관심이다. 그것은 믿음에 관한 책이며, 믿음이 없이는 어떤 메시지도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출애굽기에 있어 진정으로 중요한, 그리고 일관된 통일성은 신학적 통일성이다.
4-1. 여호와 신학
1) 총론: 이 통일성의 중심에 놓여있는 것이 바로 야훼신학, 즉 그 백성과 함께 하시며 그들 가운데 계시는 야훼신학이다. 출애굽의 모든 사건도, 기적도, 교훈도 이 사상을 근저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주제는 출애굽 전체 신학의 닻이자 동시에 이 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일종의 나침반이다. 사실 출애굽기는 야훼의 강림에서부터 시작하여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일련의 동심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① 모세에게(3-4장); ② 모든 이스라엘에게(19, 20, 24장); ③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모세에게(32-34장). 결국 야훼의 존재신학은 출애굽의 저작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2) 구속과 야훼 신학: 애굽의 삼각주에서 야곱의 아들들이 번성하고, 또 조상들에게 행한 언약적 약속이 성취되어진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존재하고 계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출 1:7, 20). 그리고 애굽에서의 일련의 드라마틱한 능력의 행위들은 거듭거듭 야훼의 활동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 그것으로 인해서 첫째는 이스라엘, 둘째는 애굽 백성들, 그리고 다음으로는 애굽의 궁전과 마지막으로 애굽의 바로 자신도 야훼의 권능을 깨닫게 되었다(7:1-5, 14-17, 25; 8:1-4; 8:12-15; 8:21-24; 9:1-7, 12, 13-18, 23-26; 10:1-6, 12-15, 16-20, 11:4-7; 12:12-13, 23, 27, 29-30, 36). 야훼, 즉 엘로힘의 존재하심이 출애굽 때에 그 백성을 적절한 길로 인도해 주셨고(13:3, 17-18, 21-22), 도망가는 이스라엘과 추적하는 애굽 군대 사이에 보호막을 쳐주었으며(14:19-20), 또 이스라엘이 물에 젖지 아니한 채 바다를 건널 수 있도록 길을 만들기 위해서 바다를 가르셨으며, 물이 뒤따라오는 군대를 덮치게 만드셨다(14:21-31).
3) 광야생활과 야훼 신학: 야훼의 존재하심이 광야에서의 이스라엘의 생활필수품을 공급해 주셨다(15:22-27; 16:4, 9-16; 17:4-7). 또한 그의 존재가 이스라엘이 언약 가운데서 살 수 있는 원리들을 제공해 주었으며(20장), 그 원리들을 일상생활의 요구와 문제들에 적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20, 22-23장).
4) 장막과 예배: 야훼의 존재는 25-31장에서 나오는 예배의 수단에 대한 정교한 가르침과 35-40장에 나오는 장막의 건축과 정화에 대한 긴 설명에 있어서도 중심적인 위치에 서있다. 예배나 제사는 원래 살아있는 자에게 드리는 것이다. 사실 그 일이 완성되었을 때, 야훼께서 장막 속으로 들어가 정착하신 것은(40:34-38), 그 일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야훼께서 마침내 그의 백성들 사이에서 항구적으로 거주하시게 되었다는 사실을 암시해 주고 있다. 그리고 다윗과 솔로몬은 야훼께서 예루살렘이 존재하시게 된 것을 경배하면서 그것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었으며, 요한 기자는 그 유명한 요 1:14의 선언으로 이 모든 제도와 의식들이 참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모형에 불과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4-2. 구속과 언약
하나님의 존재의 신학에서 자연적으로 도출되는 두 가지 주제가 바로 구속과 언약이다. 이스라엘 가운데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은 구원의 필요성을 증거해 주며, 또 그것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다. 언약은 그러한 구속에 대한 당연한 반응일 뿐이다. 즉 그에 대한 감사와 계속되는 인식의 표출이 그것이다. 그래서 구속과 반응을 한데 묶으면 존재가 된다. 즉 그러한 구속과 반응을 야기시킨 원인이 곧 야훼의 존재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은 무엇보다도 먼저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이시며, 그의 백성들과 함께 하면서, 자기를 그들의 하나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구원해 주시고, 보호해 주시며, 공급해 주시고, 용서해 주시며, 훈련시키시는 분이시라는 선언이다.
출애굽이 만약 성경의 첫 번째 책이라면, 이 백성은 출애굽을 통해서 그들의 야훼 하나님이 그들의 구원자이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 또한 되심도 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이 경험한 가장 중요한 신학적 출발점이 되는 사건인 것이다. 이제는 왜 구약의 거의 모든 책들에서 이 사건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이후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신약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제 2, 제 3의 상징도 내포하게 되는 바, 앗수르나 바벨론으로부터의 귀환이나 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신자들의 구원 역시 이 사건을 예표론적 사건으로 다루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존재하시는 야훼 하나님은 시공을 뛰어넘는 신실한 하나님으로 묘사되고 믿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4:14전).
4-3. 열 가지 재앙
1) 목적: 열 가지 재앙도 결국 위에서 언급한 구속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요 방법일 뿐이다. 이렇게 볼 때 재앙의 목적은 이스라엘의 구원이자 동시에 이를 거부하는 이집트에 대한 심판이다: “여호와가 누구관대 내가 그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도 보내지 아니하리라”(5:2). 하나님의 힘과 권위, 그리고 바로의 고집 센 의지와 강퍅한 마음 사이의 극적이고도 고전적인 대립이 그 뒤를 이어 등장한다. 이 재앙을 통해서 하나님의 힘과 권세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재앙들을 통해서 이스라엘(6:7)과 바로(7:5)는 여호와가 누구 신지를 알게 되었으며, 결국 바로는 이스라엘을 마지못해 보내게 되었다(7:8-13:16). 이 마지 못해서 한 행동은 곧바로 후회로 나타나서 결국에는 바로 자신의 종말로 이끌어 가지만 말이다.
<표>
2) 구성과 내용: 처음 9가지의 재앙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7:8-10:29), 열 번째의 재앙과는 분리되어 있다. 또한 이 9재앙은 문학적인 기법을 통해서 각각 3개씩 묶여져 있다. 아래 그 특징들을 살펴보자. 이를 통해서 이 기록들이 오랜 기간의 구전 및 기록 전승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3) 기적에 대한 자연적인 해석: 각 재앙들은 순서적으로 인과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3 즉 재앙들은 과도한 강우로 인해서 나일 강이 비정상적으로 심하게 범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처럼 극도로 높은 수위의 물결은 아비시니아와 에티오피아 고원의 특색인 밝고 붉은 빛의 토양과 편모충이라고 불리는 붉은 빛의 미생물들이 씻겨 내려오게 만들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나일강은 불고 탁하게 변하고 고기들이 죽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첫째 재앙). 죽은 고기 떼는 개구리로 하여금 강변을 떠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둘째 재앙), 또한 그 개구리들이 바칠루스 안트라치키스(Bacillus anthracis)라는 병원균으로 감염되게 만들 수 있다. 아마 이것이 개구리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셋째와 넷째의 재앙은 모기와 스토목시스 칼치트란스(Stomoxys Calcitrans)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나일강의 홍수가 물러가고 난 뒤 고인 물웅덩이 속에서 자유스럽게 부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섯째 재앙인 가축들의 죽음은 탄저열(anthrax) 때문이며, 오염된 죽은 개구리들이 그 원인이다. 인간과 가축들에게 난 독종(여섯째 재앙)은 피부 탄저병으로서, 주로 넷째 재앙의 파리 떼에게 물렸을 때 전염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순서에 의해서 이맘 때쯤에 내린 우박과 뇌우(일곱째 재앙)는 삼과 보리는 망쳐 놓았지만, 밀과 나맥은 메뚜기 떼(여덟째 재앙)를 위해서 남겨 놓았을 것이다. 떼의 엄청난 숫자는(10:6) 최초의 홍수를 야기시킨 아비시니아 고원의 비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짙은 어둠(아홉번째)은 특별히 아주 심한 밤신(bamsin)-2월 말 또는 3월 토에 남쪽으로부터 이집트를 강타하는 모래폭풍으로서 2,3일 정도 계속됨-인 것으로 보면 간단하다. 이 폭풍은 범람으로 인한 진흙더미로부터 나온 두꺼운 층의 미세한 붉은 먼지들에 의해서 훨씬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적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것이라고 해도 여전히 이러한 사건의 기적적인 요소는 그 시기(timing)에 달려있다. 즉 이 모두는 모세가 바로에게 요구하던 시기에 일어났다.
더 나아가 열째 재앙은 자연적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 가공할 재난은 유월절 식사, 무교절, 그리고 처음 난 것들에 대한 대속의 규정을 말하고 있는 매우 복잡한 본문(12:1-13:6) 속에 묘사되어 있다.
4-4. 유월절
1) 절기: 유월절 식사(12:-14) 때에 이스라엘 백성은 가축(양이나 염소) 중에서 일년생 수컷을 잡아 구워서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은 채(11절), 즉 여행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먹었다. 희생의 피는 문설주와 인방에 바름으로써 그 집이 이스라엘 사람의 집인 것이 표시되었고, 하나님은 그 피를 보고 그 집을 넘어갔다(pass over). 희생의 제물로 하는 식사와 아울러 이스라엘인들은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어야 했다. 그들은 애굽을 떠나면서 누룩이 섞이지 않은 밀가루를 가지고 떠났으며(34절), 숙곳에 도달해서 그것을 구워 먹었다. 15-20절에 묘사된 바와 같이 그들이 애굽을 서둘러 떠났음을 상징하는 이러한 모든 절차는 무교절을 통해서 기념되었다.
2) 어원: 히브리어 “페사흐”(pesah; 헬라어 pascha)로서 이 단어의 원래의 의미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단어는 동사형으로는 오직 12:13, 23, 27에만 나온다. 13절과 27절에서는 이 동사는 명백한 설명 구절에서 “지나치다, 남겨두다”(pass over, spare)란 의미를 갖고 명사 뒤에 직접 나온다. “유월절 양”을 잡는 행위는 당시 목축민들이 이전부터 춘계 절기에 지내던 관습의 한 부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2) 의미: 그 원래의 의미가 무었이든지 출애굽 이후로 이 절기는 애굽에서의 극적인 구원의 결과로 재해석되었다. 가나안 입성 이후 이 절기는 가족 명절로 지켜졌다. 성전이 세워진 이후는 하나의 순례절기가 되었고, 양의 도살은 이제 성전 내에서 이루어졌다(신 16장). 신약에 이르러는 사적으로 공동식사가 치러졌고, 주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면서 이 희생제도도 끝나게 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여전히 가족의 명절로 남게 되었다. 예수님이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함께 기념했던 최후의 만찬도 유월절 식사를 흉내낸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 때부터 그 의미는 그 자신의 죽음을 기념하는 영원한 언약으로 세워지게 되었다.
4-5. 언약과 율법
1) 언약의 의미: 언약이란 어떤 관계(즉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관계)를 확립하기 위한 수단이며, 비준 의식 속에서 맹세를 통해 조인된다. 팔머 로벗슨 박사는 언약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주권적으로 사역되는 피로 맺은 약정”(bond in blood sovereignly administered).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언약은 약정이다.
(2) 언약은 피로 맺은 약정이다.
(3) 언약은 주권적으로 사역되는 피로 맺은 약정이다.
2) 언약의 내용: 십계명, 의식법; 윤리법, 도덕법, 등등.
3) 언약의 형식(20:1-17)
(1) 전문(preamble, 저자와 저자의 칭호를 밝힘): “나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다”(2절). 하나님은 최근에 자신의 이름을 극적으로 밝히셨으므로 더 이상의 칭호가 필요없다.
(2) 역사적 서언(Historical Prologue, 언약 당사자들이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관계를 밝힘. 그리고 종주가 속국에 베푼 은혜로운 행위들을 강조함 속국의 복종의 기초가 됨): “...너를 애굽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2절). 여기서 역사적 개관은 간결하고 극소화되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극적인 구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기억은 바로 최근의 것이자 생생한 것이다. 여호수아 24장의 세겜의 언약 갱신 의식은 이 부분이 길고 상세하다(수 24:2-13).
(3) 조약의 조항들
① 기본적인 충성과 신실함에 대한 요구: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20:3).
② 구체적인 조항들: 4-17절.
(4) 기타 사항들
① 문헌의 보관 장소(조약들은 사원에 보관됨): 1-17절의 내용을 담고 있는 돌판들은 언약궤 안에 놓임(25:16; 신 10:1-15).
② 정기적으로 공중 앞에서 낭독할 것을 요구(신 31:10-13).
(5) 축복과 저주: 신 28:1-4(축복), 15-68(저주).
4-6. 성막
1) 출처: 출애굽의 두 긴 본문은 성막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1) 25-31장: 하나님의 계시
(2) 35-40장: 수행(25-31장의 거의 문자적인 반복)
2) 성막의 내용: 생략(레위기에서 다루자).
3) 의미: 앞에서 강조한 바 있는 “야훼의 존재의 신학”과 연관하여 이해함이 마땅하다.
제 12장: 신명기
10
레위기
구약 사건의 중심이 되는 야훼 하나님의 위대한 구속의 행위를 경험하고 난 이후 이스라엘은 이제 시내산의 그늘 아래에 진을 쳤다. 그들은 이 산에서 천둥과 번개를 보고 들었으며(출 19:16-19), 야훼 하나님은 자신의 계명을 주셨다(20:1-17). 그리고 선언하셨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 이러한 선언이 갖는 의미는 하나님께서 황송하게도 스스로를 “언약”의 틀 속에 자신을 구속하시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스라엘도 (자발적이긴 하지만) 당연히 그 틀 속에 그들을 묶어야만 할 것이었다. 언약이란 앞에서도 밝혔듯이 새로운 관계의 형성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영원히 이 산에 머물 수가 없었다. 그들의 목적지는 황야가 아니라 바로 “그 땅”인 것이다. 그곳에서 하나의 국가를 이루어 주변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 즉 구별된 삶-거룩함-을 보여주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삶이 요구하는 제의는 무엇인가? 레위기는 바로 이러한 내용들로 가득 차있다. 즉 어빙 젠센이 잘 요약하고 있듯이, 레위기가 보여주는 두 가지 삶의 방식이란 (1) 어떻게 야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가?(The way to God)와 (2) 어떻게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는가?(The Walk with God)에 관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2. 형식/구조/배경: 문학과 역사
레위기의 문학과 관련된 질문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 구조 분석에 관한 것으로서 여섯 구조로 볼 것인가 아니면 두 구조로 볼 것인가에 관한 것이고, 역사적 질문은 역시 다른 오경에 대한 질문과 마찬가지로 저작 시기와 저작자에 관한 문제이다.
2-1. 명칭
1) 70인역 명칭: “레위 족속에 관련된 책”(the Levitical book)
그러나 이 이름은 적절치 못한 것이, 레위기의 중심 인물은 아론이지 레위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아론이 레위족이긴 하지만 이 책의 지배적인 단어 중의 하나인 “제사장”적 임무를 수행하는 자들은 아론과 그 후손들이지 단순한 레위의 후손들을 망라한 것은 아니다.
2) 히브리어 명칭: “그리고 그가 부르셨다”(wayyiqra; 1:1).
2-2. 내용
1) 성막에서 드릴 예배와 제사 의식에 관한 것들. 하나님이 성막에서 나타나심. 출애굽기에서는 하나님의 임재가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나타나고, 성막이 완성된 것으로 끝나고 있다.
2) 처음 독자는 제사장들과 레위인들.
2-3. 구조
여기에서는 여섯 구조를 채택한다.
1) 희생제사법(1:1-7:38)
(1) 머릿글1:1-2
(2) 세 가지 희생제사1:3-3:17
번제1:3-17
소제2:1-16
화목제3:1-17
(3) 속죄제4:1-5:13
(4) 속건제5:14-26
(5) 기타 희생제사법6:1-7:38
2) 제사장 봉헌(안수)과 첫 희생제사8:1-10:20
(1) 아론과 세 아들8:1-36
(2) 첫 희생제사9:1-24
(3) 두 아들의 죽음10:1-20
3) 정과 부정11:1-15:32
(1)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11:1-47
(2) 출산과 정결법12:1-8
(3) 문둥병13:1-14:57
(4) 유출병15:1-32
4) 속죄일16:1-34
5) 거룩한 삶(정결법)17:1-26:46
(1) 희생 가축과 피흘림에 관한 규례17:1-16
(2) 가족과 근친상간18:1-30
(3) 차별 대우19:1-37
(4) 우상제사/성폭행/주술행위20:1-27
(5) 제사장 규례21:1-24
(6) 제사장과 제사음식22:1-16
(7) 희생제사에 적합한 동물들22:17-33
(8) 기념일들23:1-44
(9) 진설병, 기름, 등불에 관한 규례24:1-9
(10) 신성모독 및 인권 침해24:10-23
(11) 희년 규례25:1-26:46
안식년과 희년25:1-55
진정한 예배에 관해서26:1-2
축복과 저주26:3-46
6) 십일조와 헌금27:1-34
레위기 전체적으로 의미상 가장 중요한 단락은 속죄일이 있는 단락이다. 이전의 내용들-제사장을 위한 규례와 정과 부정에 관한 규례-은 결국 이 날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단락에 이르기까지(1-16장)의 주제는 젠센이 잘 지적하였듯이 “하나님께 나아오는 길”에 관한 규례이다.
이 모든 절차를 마치고, 또 대속죄일에 하나님의 승인과 용서를 받으면 이 백성은 거룩한 백성이 되었으므로 그에 합당한 삶-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었다. 이에 대한 규례가 17장 이후 주어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레위기는 모세 오경의 중심 되는 책으로 아주 정교하게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2-4. 저자와 기원
레위기의 기록 연대와 저자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나,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모세 저작설; (2) 후기 편집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후기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 이유로 첫째, 레위기에서 묘사하고 있는 예배의 규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드릴 때의 예배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는 점과, 둘째 모세 시대라고 한다면 희생 제물이 유목민의 것(사막의 것)이어야 하는데 레위기는 정착민 제물을 바치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레위기에서 이러한 일련의 규례들을 모세가 직접 명령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하고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점 역시 후대 사람들(처음 독자들)이 그 당대에 실천할 수 있도록 후대에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신학
레위기는 하나님과 그 백성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책이다. 즉 어떻게 그 관계를 맺으며, 그리고 어떻게 그 관계를 유지시킬 것인가에 관한 책이다. 이와 관련하여 적어도 다섯 가지 중요한 신학적 주제들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① 거룩(하나님의 초월성); ② 임재(하나님의 내재성); ③ 언약; ④ 희생제사; ⑤ 레위기와 신약.
3-1. 거룩(Holy; Transcendent)
레위기의 가장 중심적인 주제어는 “거룩”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19:2). 하나님과 그에 속한 모든 것이 거룩하다는 것은 결국 그렇지 못한 영역이 있다는 것으로서, 레위기는 전 우주에 걸쳐 “聖과 俗”이라는 전형적인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는 셈이다:
1) 어원: “코데쉬”(holiness); “카도쉬”(holy).
원래 이 단어는 단순히 “구별되어 있음”(set apart), 특히 종교적이고도 제의적인 의미에서의 구별을 뜻한다: 성소; 성막; 제기; 땅; 등등. 따라서 원래는 윤리, 도덕적 요소는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 성경은 따라서 가나안 바알 종교의 성전 창기들에 대해서도 이 거룩이라는 단어를 적용하고 있다: “크데쉼”(제의적인 남창)(왕상 15:21); “크데쇼트”(제의적인 창녀)(호 4:1).
2) 거룩하신 하나님
거룩성은 하나님의 여러 속성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의 본질적인 속성 그 자체이다. 즉 거룩은 그의 이름이다(20:3; 22:32): (직역) “거룩이라는 이름의 야훼.” 바로 이 이름으로 해서 그는 다른 모든 피조물과는 구별되는 “초월적 존재”(Transcendent Being)가 되는 것이다. 거룩이 하나님의 본질적이고도 내재적인 본성이라면, “영광”은 이 거룩함이 외부로 드러내는 신비이자 “능력”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하나님의 영광은 그의 거룩함이 드러내는 능력”인 것이다. 이 거룩함이 드러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여호와여! 주께서 세일에서부터 나오시고 에돔 들에서부터 진행하실 때에 땅이 진동하고 하늘도 새어서 구름이 물을 내렸나이다. 산들이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니 저 시내산도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였도다(삿 4:4-5).
여호와께서 그 처소에서 나오시고 강림하사 땅의 높은 곳을 밟으실 것이라 그 아래서 산들이 녹고 골짜기들이 갈라지기를 불 앞의 밀 같고 비탈로 쏟아지는 물 같을 것이니(미가 1:3-4)
바로 이러한 이유로 해서 그는 항상 자신을 드러내실 때 구름과 흑암으로 자신을 둘러싸신다(시 97:2-3).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는 타죽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이래도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계속 우길 것인지...).
야훼는 거룩하시기 때문에 “zealous”(신 4:24)하시며 또한 “jealousy”하신 분이다(겔 36장). 그의 투기심은 따라서 자신의 독특함에 대한 당연한 요구이며, 그래서 십계명의 제 1계명이 바로 이에 대한 요구이다(출 20:3). 즉 그는 이스라엘의 유일한 하나님이시기를 바라며, 다른 어떠한 신들도 그와 동등한 대우를 받거나, 심지어 대우의 일부라도 그와 나누어 가지는 것조차 싫어하신다.
*[복음산책]: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 땅에서 행해지고 있는 로마카톨릭과 불교간의 밀월은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신성모독이자 멸망의 가증스러운 행위이다: (예) 신부와 승려의 교환방문 설교; 수녀와 여승들의 찬송가 및 찬불가 함께 부르기; 카톨릭의 초파일 축하 메시지와 불교의 부활절 축하 메시지, 등등. 우리는 종교간의 대화니 화해니 하는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러한 혼합주의를 경계하고 경멸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분명 신성모독이며, 그 대가는 당연히 죽음밖에 없다(24:10-23).
3) 거룩한 백성과 거룩한 장소
하나님께서 거룩하시니 당연히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나 장소 역시 구별된다. 이러한 구별에는 물론 그와 가까운 정도에 따라 거룩의 정도 또한 달랐다. 아래의 도표를 참고하자:
4) 거룩한 짐승
<표>
짐승 역시 사람이나 장소처럼 이분법적인 구분이 매겨졌다. 즉 흠없는 가축 중에서 구별되어 제사에 바쳐졌고(1:2; 22:19-29), 거룩한 백성은 이들 중에서 일부를 먹을 수 있었다. 육식을 하거나 시체를 먹는 짐승들은 아주 더럽고 가증스러운 것으로 구별되었다.
5) 거룩한 기간
거룩한 야훼 하나님께 예배드리러 나아가기 위해서 예배자는 불결의 정도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하루, 한 주간, 수십일, 무제한) 기다리지 않으면 안되었다.
(1) 하루: 죽은 시체와의 접촉; 정상적인 성행위(11:27-28, 31; 15:16-18).
(2) 40일: 남아 출산 여인
(3) 80일: 여아 출산 여인
(4) 무제한(完治 時까지): 성병; 피부병, 등등.
이 기간 후에 해당자는 일련의 정결 예식을 거친 후에 다시 거룩한 백성으로 인정된다. 이 과정이 곧 聖化이다(27:14-27). 이스라엘이 이처럼 거룩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인접 국가들이 행하는 일체의 우상숭배 행위나, 부도덕한 행위로부터 자신을 구별시켜야 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그들이 쓰는 종교적 달력조차도 이웃과는 달랐던 것이다. 이는 이웃 종교와의 혼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 일이 이러할진대 땡땡이 중년들과 함께 찬불가를 불러, 수녀라 하는 이 잡년들아?”(김태정 전도사의 분노).
6) 거룩한 예배
(1) 모든 형태의 마술, 주문, 점등을 금지할 것(19:3, 26; 20:6, 27).
(2) 가장 가증스러운 행위: 몰렉제사(20:3).
7) 거룩한 신체
(1) 시체와 불결함(11:24-28, 39-40)-생명과 죽음
(2) 제사장의 장례식 참석 금지; 가장 가까운 친척 외는 죽은 자와 접촉치 말것(21:1-4); 대제사장은 그나마도 금지(21:10-12).
(1) 율법 속에 그의 거룩한 특징이 드러나 있다. 이는 율법을 다루고 있는 18-22장 사이에서 “나는 야훼라” 또는 “나는 너희 하나님 야훼라”는 표현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2) 율법의 두 정신: 공의(예: 24:20)와 사랑(예: 19:18).
(3) 따라서 거룩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념이다.
3-2. 임재(Presence; Immanent)
1) 본질적 두 속성: 초월성과 내재성
레위기의 두 번째 주제는 출애굽의 핵심적인 주제인, “그의 내재성”, 즉 임재성이다: 그의 백성과 함께 하시는 야훼 하나님. 그가 이스라엘로 하여금 장막을 세울 것을 지시할 때 잘 드러나고 있다: “내가 내 장막을 너희 중에 세우리니...”(26:11상). 그리고 그는 모세에게 이르기를 그곳에서 그의 백성들과 만나겠다고 하셨다(1:1). 성막에 내려오는 하나님의 영광이 이를 증명한다(9:23; 16:2).
2) 지성소의 존재
지성소의 존재가 그의 특별한 임재를 증거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그 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들어가는 날에는 죽음만이 있을 뿐이었다. 왜냐하면 바로 그곳에 그가 계시기 때문이다: (예) 나답과 아비후(10:1-7). 단 대속죄일에 대제사장 아론만이 접근이 허용되었다. 그것도 지성소에 들기 전에 향을 피워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자신을 보호했다(16:12-13).
3) 희생제사와 기념일들의 존재
희생제사를 포함한 모든 행위가 “야훼 앞에서” 행해졌다. 또한 제사장들이 희생제물을 먹을 때도 항상 거룩한 장소(예: 하나님과 가까운 곳)에서 먹어야 했다. 안식을 포함한 모든 축일이나 기타 기념일 역시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특별히 구별된 날들이다. 그리하여 이 날에는 그들은 반드시 하나님의 성막으로 나아와야 한다(23장).
4) 율법의 낭독
회중 앞에서 그의 율법이 낭독되고 백성이 이를 듣는다는 사실이 그의 임재를 의미한다.
3-3. 언약(תירב; Berith)
1) 어원:
어원학적인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점은 인정되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아래 세 가지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① barah(먹다)- 만일 이것이 맞다면 그 예로는 계약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찬에서 찾을 수 있다.
② תי(birit:자르다)-직역하면 계약을 자르다(cut the covenant)라는 의미이다. 이 구절은 계약을 체결하는 다른 방법을 암시하는 것으로서, 한 편으로는 동물을 절단하는 저주를 나타내고, 또 한 편으로는 계약에 수반된 제의적 식사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③ biritu- baru의 명사형으로서 “구속”이나 “속박”(bond)의 의미가 있다.
2)언약의 정의
이러한 어원론적인 접근을 통해서 팔머 로벗슨 박사는 그의 탁월한 책,「계약신학과 그리스도」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리고있다: 주권적으로 사역되는 피로 맺는 약정(bond in blood sovereignly administered).
3) 언약의 형식:
근동지방의 정치 및 군사적 종주언약과 흡사(이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살펴 본 바 있음).
4) 언약의 의미
(1)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
(2) 기존 관계가 아니므로(예: 부자지간) 의식적이고 형식적인 관계정립의 의식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계속되는 관계와 교제를 위함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편에서 볼 때, 그는 하나님의 거룩한 尊前에 초청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죄인이 어찌 소멸하는 불이신 하나님의 尊前에 나아갈 수 있겠는가?
(3) 제사와 예배의 기능이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희생제사 제도는 이 제도를 통해서 하나님이 무슨 유익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반대로 그 백성이 속죄의식(atonement)을 통해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유익을 얻게 되는 제도이다.
5) 언약의 내용
(1) 율법(the Law)과 땅(the Land)
(2)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것을 신명기나 여호수아서에서 잘 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이 땅에서 비로소 한 국가로서 탄생을 맞게 되었고, 이곳에서 그들은 공동 운명체로서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서로 교제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 땅은 그들에게 은혜이자 축복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땅은 위기이자 저주의 통로가 될 수 도 있다. 땅에 대한 무제한적이고도 쉼 없는 경작이나 소유는 처음부터 금지되어 있었고(안식일; 안식년, 희년), 이를 어길 경우 저주가 내려졌다. 궁극적으로 그들은 그 땅으로부터 추방당하지 않았던가! 오늘을 위한 교훈은?
이렇게 볼 때 율법과 땅의 관계는 因果의 관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율법을 준수하면 땅은 그들의 것이 될 것이고, 율법을 어기면 땅이 그들을 버린다(레위 26).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처럼 말이다. 이 지역을 오늘날 가장 극렬한 회교근본주의적 성향을 지닌 이란과 이라크가 차지하고 있고, 그래서 기독교 선교의 최후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3-4. 희생제사: 형식과 내용
이스라엘을 가장 이스라엘답게 해주는 제도로서 전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다 포함된다: ① 장막; ② 장막내 기구들; ③ 제사장; ④ 제사; ⑤ 절기들; 이들 하나 하나 모두 하나님과 그 백성들 간의 역동적인 관계를 상징해주는 것들로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이들을 해석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상징적이거나 영적일 필요는 없다. 레위기 본래의 의도에 충실한 해석을 하면 될 것이다.
<숙제> 위에 언급한 제사의 여러 요소들 중에서 구약의 절기의 종류와 그 의미와 신약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서 비교적 상세하게 조사해 보자: (1) 안식일; (2) 유월절; (3) 무교절; (4) 칠칠절; (5) 대속죄일; (6) 장막절; (7) 안식년; (8) 희년. 이 중에서 구약의 3대 절기는 어떤 것들인가?
1) 제사의 방법
제사를 드리는 자: 몇 가지 예외(전체 회중을 위한 속죄제나 가난한 사람이 작은 새를 바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단 위에 희생 제물을 몰려놓기까지의 의식은 모든 제사가 다 동일하다.
첫째, 제물을 회막 문 앞으로 가져옴. 그 제물은 그가 기른 동물이나 그가 산출한 곡식으로서 바치는 자의 생명을 상징함. 제물의 가치는 극상품이라야 함(흠없는 수컷, 또는 고운 가루, 최상의 첫 열매).
둘째, 희생 제물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안수함. 이 때 죄에 대한 고백 여부는 불확실하나, 속죄일의 의식이 죄의 고백에 대해서 분명하게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16:15), 죄에 대한 회개와 고백이 분명히 매일의 희생제사의 한 부분이었음에 틀림없다.
셋째, 짐승을 도살함. 피를 받고,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뜸. 이러한 끔직한 행위를 통해 헌납자는 죄의 심각성과 그 결과에 대해서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제사장의 역할: 제단 위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보존함(1:7; 6:12, 13)과 동시에 희생제물을 받아들이는 역할. 모든 제사 의식에 대한 교육 등등. 자신의 죄를 위한 속죄제의 경우 자기의 몫을 취하여 진 밖으로 나가 불사름.
2) 제사의 종류
크게는 다섯 가지 작게는 일곱 가지의 제사의 종류을 거명할 수 있는데 각 제사의 구체적인 방법과 의미 등에 대해서 뚜렷하세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숙제> 교재 240-241쪽의 도표와 레위기 해당 본문을 참고하여 알아두자.
3) 제사의 목적(의미)
크게 세 가지 기능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1) 하나님에 대한 예물(선물)(gift); (2) 속량(대속)(expiation); (3) 하나님과의 교제(화목)(communion).
예물(선물): 제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주되심”(lordship)에 대한 인정으로서의 선물 내지는 예물의 기능을 담당했다. 이것은 “제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단어(ןברק)가 “바침”(presentation) 또는 “바쳐진 물건들”이라는 의미를 갖고있다는 사실로서도 입증된다. 예를 들어 “번제”가 “야훼께 드리는 화제(火祭)” 또는 “야훼께 드리는 선물”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레 1:9).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고대 근동 지방에서 왕에게 나아가는 백성은 항상 예물을 준비하고 나아가야 했던 것이고, 이는 신에게 나아가는 왕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제”(grain offering) 역시 성경의 다른 곳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바치는 선물”(창 43:11) 내지는 “조공”(왕상 5:1)의 의미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선물은 반드시 어떤 가치를 지니는 것이 마땅하며, 특히 이것을 바치는 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일정한 대가를 치루었다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흠없고 점없는 짐승을 바쳐야 했던 이스라엘이 그 짐승을 사시 위해서 치루어야 했던 가치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속량(대속): 이 두 번째 기능이야말로 아마도 제사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듯하다. 즉 이스라엘이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알게 모르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속 내지는 속량 받기 위해서 그들은 제사를 드린 것이며, 이것은 하나님께서 직접 제정하신 것이다. 대속의 상징은 희생제물(양이나 소 등)의 머리 위에 범법자가 손을 얹는 행위가 그것이다.
대속과 관련하여 이처럼 다양한 제사의 종류가 있다는 사실은 범죄에도 경중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민 15:27-31). 예를 들어 율법에서는 고의적인 범죄와 우발적인 것은 엄격히 구별하였다. 그리고 그 죄가 너무 중하여 제사로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범죄도 있었는데, 그러한 경우에는 공동체로부터의 출회 내지는 죽음의 형벌이 바로 그것이다.
대속의 또다른 측면은 범법자의 신분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랐다는 사실이다. 공동제 내에서의 영적 신분이 높을수록 그 처벌의 정도는 높았는데 그것은 그 죄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인 것이다(4:1-21). 그러나 정치 및 사회적인 신분은 크게 고려하지 않은 듯 하다(4:22-35). 이러한 차이는 제사의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제사장 등의 영적 지도자의 대속을 위한 제사는 성막 안에서 행해졌으며(4:5-7a, 16-18a), 어느 누구도 희생 제물의 고기를 먹을 수 없었던 반면, 기타 회중들을 위한 제사는 회막문 앞에서 드렸으며 이 때 제물로 바쳤던 고기는 제사장들의 몫이었다(6:19, 22). 오늘을 위한 무슨 교훈이 있는가?
교제: 희생제사는 식사이기도 하다. 이것은 제사 시에 짐승과 함께 소제(곡식)나 소금, 기름, 포도주 등을 드린 것을 보면 알 수 있다(7:12-13). 제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 오셔서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생각했든 것이다. 하나님께서 제사에 오셔서 음식을 드신다는 사상은 일견 이방제사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서 상당히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내가 수소의 고기를 먹으며 염소의 피를 마시겠느냐”(시 50:13). 그러나 구약의 여러 곳에서 제사를 “하나님의 식물”로 묘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레 21:6, 8, 17, 21; 민 28:2; 겔 44:7).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인격적인 측면을 주목한다면 그 백성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교제를 나누는 하나님에 대해서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식사로서의 제사는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성찬의 의미도 바로 이러한 교제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5. 레위기와 신약
레위기는 신약의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히브리서는 구약의 레위기에 대한 신약의 주해서로 불릴 만큼 레위기와 관련된 중요한 신학적 진리들을 담고 있다. 특히 네 가지 중요한 주제를 도출할 수 있는 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희생제사; (2) 제사장; (3) 장막과 그 운영; (4) 거룩함.
1) 희생제사
희생제사의 삼중적인 의미에 대해서 앞에서 다루었듯이, 희생제사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이해할 수 있다. 히브리서에 의하면 그는 희생제사 그 자체이고, 동시에 제사장이며, 따라서 우리 모두는 그의 대속적 죽음을 통해서만 죄의 용서와 언약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롬 3:23-28; 요 6:47).
2) 제사장
앞에서 밝혔듯이 그리스도는 대제사장이시다(히 3:1-2). 레위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대제사장의 자격과 역할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될 수 있는지, 즉 그가 과연 이러한 자격을 지니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제사장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상고해 보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과 천상 사역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자(히 3-5, 7-10).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약은 영적인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제사장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벧전 2:9; 계 2:6; 20:6). 만인제사장 원리가 그것이다. 구약의 레위인들이 어떠한 삶을 요구받았는지 그리고 그들의 특권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지닌 특권과 책임을 이해하는데 빛을 던져줄 것이다.
3) 장막과 제도
장막은 보이지 않고, 어느 한 곳에 편재해 계실 수 없는 그 위대하신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만나주는 영광스러운 장소이다. 신약에서의 이 장막은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 그 자신이다. 요한복음의 서막의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어디더라? 암송해 보자.
4) 거룩함
하나님이 거룩하니 이스라엘도 거룩해야 한다는 레위기의 요청은 신약에서도 마찬가지이다(마 5:48). 베드로 역시 그의 서신에서 이점을 가르치고 있다(벧전 1:15-16). 사실 신약의 이스라엘 백성을 “성도”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바로 이 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행 9:13, 32; 롬 8:27; 12:13; 엡 2:19; 등등). 비록 레위기의 제반 의식법은 신약에 와서 사라졌지만(마 15:10-20; 막 7:14-23; 왜?), 성도들의 거룩한 생활에 대해서는 더욱 강화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도 결국 우리가 더욱 거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당신의 깨달음을 적어보자. 관련되는 신약의 성구들을 적어 보자.
레위기를 제대로 이해함이 없이 어찌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히브리서를 배우자.
11
민수기
오래 전 우리나라에도 상영된 바 있는 만화 영화 <이집트 왕자>(The Prince of Egypt)의 절정이자 압권은 역시 홍해의 탈출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When you believe”라는 주제곡으로 더욱 감동을 안겨주었는데, 이 노래를 불렀던 사람이 당시 미국에서 현존하는 최고 가수라는 칭송을 듣던 ‘머리아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휘트니 휴스턴’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
이 노래는 그 해 제 71회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아 더욱 유명해 진 바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출애굽> 제 15장에 해당되는 곳으로서, 이 주제곡의 가사는 영화뿐만 아니라 <출애굽>의 신학적 주제와도 잘 어울린다 할 수 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은 셋째 달 1일에 시내 산에 도착하여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언약백성으로서의 필요한 모든 제도와 의식을 갖춘 한 국가로서 약속의 땅을 향해서 행진한다. 여행의 목적지는 약속의 땅이지, 시내 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수기>는 “그 땅”을 향해 나아가는 이스라엘의 여행을 다루고 있다. 지리적으로 볼 때 만일 지름길을 택한다면, 시내 산에서 “그 땅”까지 가는데 불과 며칠, ‘에돔’과 ‘모압’ 길로 간다 해도 보름이 채 걸리지 않을 이 거리를 무려 38년이나 광야에서 방황하다 이스라엘 제 1 세대는 모두 죽어갔다.
왜 이처럼 자유를 향한 탈출이 해피 앤딩이 아니라, 비극으로 끝이 났을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만일 <민수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그 주제가의 제목은 어떤 것으로 삼을 수 있을까? 아마도 “When you do not believe”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제목대로라면 <민수기>는 출애굽을 믿음으로 경험했던 하나님의 백성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믿지 않을 때는 어떻게 되는 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민수기>는 불평과 반역에 관한 이야기이다. 불평과 반역의 대상은 다름 아닌 ‘야훼’ 하나님과 ‘모세’이다. 불평과 반역의 무리 중에 소위 지도층에 속한다는 ‘미리암’과 ‘아론’이 있는가 하면(12장), ‘고라’도 있고(16-17장), “그 땅”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이스라엘의 일반 백성도 있으며(13-14장), 그리고 이제 곧 그 땅에 들어가도록 허락받은 이스라엘의 제 2세대조차도 ‘바알-브올’의 우상 숭배에 빠지고 있다(25장).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극적이고도 대표적인 반역은 출애굽 제 1세대의 반역을 꼽아야 할 것이다(참고. 13장). 이들은 “그 땅”, 즉 “젖과 꿀이 흐르는” 그 땅에 거인들이 살고 있다는 정탐꾼들의 보고를 듣고 스스로 메뚜기처럼 위축되어, 두려워 들어가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의 배역과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자신들이 원하던 바대로 광야에서 죽어갔고(단 두 사람만 빼고), 너무나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광야에서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염려하던 그들의 자녀들이 “그 땅”의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의 이야기의 진행 상황을 관찰해 보면, ‘모세’의 언약은 성취를 향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뒷걸음질을 해버린 것이다.
과연 이야기의 요지는 무엇일까? <민수기>에 드러나는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이신가? 적어도 이 책만을 놓고 볼 때, 하나님은 끝까지 참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민수기>의 독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문학과 역사
1. 제목
이 책의 이름은 원래 없다. 구태여 책의 이름을 붙인다면, ‘히브리’식 관습을 따라 책의 첫 구절에서 따온 “광야에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에게 “민수기”(Numbers)로 알려진 책의 제목은 “칠십인 역”이나 ‘벌게이트’ 번역본의 이름을 그대로 따 온 것이다. 여기서 숫자는 이스라엘이 실시한 첫 번째 인구조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듯하다(참고. 1:20-46). 이 외에도 책 중에서 두어 차례의 추가적인 인구조사에 관한 언급이 있고(3:15-31; 26:5-51), 숫자와 관련된 언급이 수차례 등장하고 있어(7:10-83; 28-29), <민수기>는 책 이름으로는 적절하다 하겠습니다.
물론 많은 학자들이 <민수기>라는 이름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두 번의 인구조사가 지니는 신학적 의미는 대단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두 개의 상이한 제목, “광야에서”와 “민수기”는 실은 전혀 상관없는 제목이 아니라 신학적으로 밀접하게 얽혀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추후 논의하게 될 것이다.
1-2. 목적과 내용
양식과 내용. 일지(日誌)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참고. 8:1-10), 그 내용은 이스라엘의 초기 역사, 즉 ‘시내’광야를 떠난 이후 38년 9개월에 걸친 광야생활을 다루고 있다.
두 본성.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극적인 대조와 대비가 잘 드러나 있다. 광야에서 끊임없는 불평과 반역을 일삼는 이스라엘의 인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참고, 풍성한 영적․물적 공급을 아끼지 않는 하나님의 인격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화자는 역사를 통해서 변하지 않는 두 인격적 본성을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후대를 위한 교훈으로 삼고 있다. 특히 <민수기>에서 교훈으로 삼고자 하는 하나님의 속성은 무엇일까?
연대기. 이스라엘의 광야생활은 “출애굽”과 ‘가나안’ “정복” 사이에 있다. 따라서 <민수기>가 “그 땅”의 정복과 분배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해서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하겠다(참고. 26:52-56; 33:51-53; 36:31-34; 36:9 등).
실용적 목적. ‘바로’ 왕의 노예로 살던 ‘히브리’ 족속으로 하여금 새로운 왕 ‘야훼’를 섬기는 이스라엘 국가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십계명과 부속 계명들은 이스라엘이 단순한 자유 국가로서가 아니라, 언약 국가 또는 신정국가로서 신앙적, 정치․경제적 자유를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장장 사백여 년을 노예로 살아왔던 ‘히브리’ 족속이 자유인 ‘이스라엘’이 되는 일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았으니... “율법 제정”, “교훈들”, “인구조사”, “지파별 행진”, “영지(營地)의 배치”, “제사장 제도”, “불기둥과 구름 기둥”, “토지 분배” 등, 이 모든 것들이 자유와 독립을 위한 훈련과 준비 작업이었던 것을 몰랐음이 광야의 비극이었다.
1-3. 단락과 구조
흔히 <민수기>를 구약 중에서 구조 파악이 가장 어려운 책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 책만큼 다양하고 파편적인 사건들로 구성된 책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문학적 양식도 아주 다양하다. 예를 들어 책 전체적으로 볼 때 주로 이야기(narrative)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여기저기에 교훈과 율법, 신탁 등의 장르들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구조분석을 제시하고 있는데, 크게는 지리적 구분, 연대기적 구분, 또는 문학 양식에 따른 구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문학양식에 따른 구분: 흥미롭게도 Jacob Milgrom이라는 학자는 민수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대표적인 두 문학 장르인 이야기(N)와 율법(L)이 교대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발견했다: (1) 1-10 (L); (2) 10:11-14:45 (N); (3) 15 (L); (4) 16-17 (N); (5) 18-19 (L); (6) 20-25 (N); (7) 26-27:11 (L); (8) 27:12-23 (N); (9) 28-30 (L); (10) 31-33:49 (N); (11) 33:50-56, 34-36 (L). 이 교대되는 두 단락은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중요한 주제-하나님의 본성과 인간의 본성-를 담고 있다. 무엇인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통찰력 넘치는 발견임에 틀림없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진행적인 구성의 측면을 간과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수기 전체적으로 이들 두 양식 외에도 시와 노래(예: 발람의 시(22-24장) 4편과 헤스본의 노래(21:27-30)), 그리고 『여호와의 전쟁기』(21:14-18) 등의 다양한 장르들이 얽혀 있어 이상의 단락 구분은 지나치게 단순화 된 것이다.
2) 연대기적 구분: 민수기는 오경 자체의 연대기 계산에 의하면 38년 9개월간의 광야 생활의 체험을 기록했는데, 출애굽 이후 제 1세대의 역사를 기간별로 구분해 보면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시내산에서 20일간: 성막의 완성에서 구름기둥의 이동까지(1:1-10:11).
(2) 시내사에서 가데스까지의 38년간의 처벌(불신과 반역에 대한 응징)(10:12-20:13; 33:38 참조).
(3) 출애굽 제 2세대가 가데스에서 모압 평원까지의 노정 6개월(20:14-36:13; 33:38 및 신 1:3 참조). 보다 상세한 연대기는 다음 표에 기록해 두었다.
<표>
출애굽 이후 연대기
그러나 이상과 같이 자료의 배열을 연대기적으로 보려는 시도는 적절하지 못하다. 내용 중에서 오히려 시간의 구성이 들쭉날쭉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장 1절이 “2년 2월 1일”로 시작하는 반면 7장 1절이나 9장 1절은 이보다 한 달 앞선 “애굽에서 나온 다음 해 정월”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다가 10장 11절에서는 다시 출애굽 2년 2월 1일로 환원하고 있다. 이것을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러한 반복의 의도는 무엇일까?
<표>
3) 지리적 구분: 가장 뚜렷하고도 손쉬운 구분 방식은 이스라엘이 시내산에서 모압평지에 이르기까지 머무른 세 장소에 따른 구분이다: (1) 시내산 광야(1:1); (2) 바란 광야(10:12); (3) 모압 평원(22:1; 36:13). 물론 이러한 구분도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내산에서(1:1-10:10)
시내산에서 가데스까지(10:11-20:21)
가데스에서 모압까지(20:22-35)
부록(36장)
1-4. 저자
오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견해가 알려져 있는 바, 편집설과 모세 저작설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배운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되, 편집설에 대한 근거로 교재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교재 255쪽 참조).
2. 배경: 역사
3. 신학
3-1. 민수기와 오경
3-2. 민수기의 숫자들
3-3. 이스라엘
3-4. 하나님
3-5. 지도력의 권위
3-6. 모세
4. 교훈 및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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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성경>의 각 책은 나름대로 각종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신명기>도 예외는 아니다. 다소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구약>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오경>은 이 책에 이르러 그 절정을 맞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은 사실상의 첫 <선지서>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선지자 ‘모세’의 역사적 회고와 미래의 예언적 고별설교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신명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어법(語法)이나, 신학 사상은 <구약>의 여러 책에서 배경음악처럼 들리고 있으며,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고 책이 또한 <신명기>이기도 하다. 예수님도 광야에서 ‘사탄’을 대적할 때에 <신명기>를 인용하였고, 가장 으뜸가는 두 계명을 말할 때에도 이 책의 ‘쉐마’(6:4-5)로부터 인용하신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예수께서 아주 익숙하게 잘 알게 될 때까지, ‘요셉’과 ‘마리아’는 얼마나 자주 이 책을 언급했겠는가? ‘쉐마’(6:4-5)를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읽는 수많은 ‘유대’인의 가정에서는 이 책은 또 신앙심과 영감을 얼마나 많이 불러 일으켰겠는가? 또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얻었겠는가?
“두 번째 율법”(Deuteronomy)을 뜻하는 <신명기>의 제목은 ‘그리스’어 번역에서 따온 것이지만, 책의 제목으로 적절하다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책에 등장하는 십계명이나 다른 계명들은 <오경>의 앞선 책에서 이미 등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앞선 책에서는 하나님께서 직접 이스라엘에게 계시한 것이지만, 이 책에서는 ‘모세’가 동일한 하나님의 계명들을 설교의 형태로 그의 백성들에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이 율법을 직접 설교하는 경우란 거의 없지만, 그들의 사역은 율법을 떠나서는 설명할 수 없다. <신명기>에서 선지자의 원형(原型)으로 등장하고 있는 ‘모세’(18:15-22)가 그 백성에서 율법을 가르치고, 설교하면서, 율법의 요구에 순응하고 순종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종종 ‘모세’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왕국의 건설(17:14-20), ‘가나안’ 정착(33:6-29), 추방, 그리고 고토(故土) 회복(28:64-68; 30:1-3) 등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하지만 ‘모세’의 주된 관심사는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현실에 있다. 즉 ‘모압’에서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의 영도 아래 ‘요단’을 건너 “그 땅”을 정복하고 나누는 일이 급선무이다. 그래서 그는 큰 열정과 함께 다급한 심정으로 백성들로 하여금 ‘야훼’ 하나님에게 절대적인 순종과 충성을 요청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결코 다시 쓰러져서는 안 될 것이며, 동일한 실수를 반복해서도 안 될 것이다.
<신명기>의 문학
1. 양식
<신명기>는 문학적 양식(樣式)에 있어 설교(說敎)인가? 이야기인가? 법전(法典)인가? 종주계약서(宗主契約書)인가? ‘모세’의 자서전(自敍傳)인가? 시와 노래인가?
설교. 일찍부터 학자들은 이 책이 선지자적 설교로서의 수사(修辭)와 문체(文體)로 가득 차 있음을 간파했다. 설교의 특징은 절박하고, 열정적이며, 반복적이다. 이 책 속에는 세 개의 설교가 등장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각 설교의 상대적인 분량이나 적절한 안배(按配)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또한 수없이 많은 율법(律法)들이 설교 속에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율법을 어떤 원칙과 어떤 순서로 각 설교 안에 배치했는지, 알 길이 전혀 없다. ‘모세’가 설교 중에 율법을 언급하는 이유는 율법의 고상함이나 우아함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목적은 단 하나, 즉 청중들을 설득하여 그 율법을 지키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의 지난 과거를 회상할 때조차도 과거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의 조상들이 저질렀던 잘못들을 현재와 다가오는 미래에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신명기>의 양식(樣式)을 “예언적 설교”로 규정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듯싶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세’의 설교는 “고별설교”에 가깝다. 이는 이전 시대 ‘이삭’이나 ‘야곱’의 임종 시 침상 주변을 지키고 있던 자손들에게 행한 임종 축복 기도를 연상시켜주는가 하면(참고. 창 27:27-29, 39-40; 49:2-27), ‘모세’ 이후에는 ‘여호수아’나 ‘다윗’의 고별 설교(수 23:2-24:27; 왕상 2:2-9)와 연결시킬 수 있다. 이들 고별설교의 공통적인 특징은 우선 설교자 자신의 생전에 하나님께서 베푸신 행위를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가올 앞날에 대한 기대와 예언을 언급한 후에, 자녀들(또는 후대 세대)로 하여금 하나님에 대한 순종과 충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고별설교의 길이나 깊이에 있어 ‘모세’의 설교는 <성경> 속의 여타 고별설교를 압도한다. 그런 점에서 ‘모세’의 설교는 고별설교의 전형(典刑)으로 삼을 만하다.
설화. <신명기>의 많은 부분이 ‘모세’의 설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의 설교는 ‘모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설화”(說話;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용해되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선 책 <민수기>는 이야기로서는 일종의 미완(未完)의 책이다.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관점에서 볼 때 <민수기>는 ‘모세’의 죽음으로 끝이 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수기>를 읽은 독자는 ‘모세’의 운명을 놓고 긴장감 내지는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그가 언제 ‘느보’ 산에 올라가 최후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를 놓고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어지는 책 <신명기>를 펴면, 이스라엘은 여전히 ‘모압’ 평원에 머물러 있고, 이들을 향한 ‘모세’의 고별설교가 시작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세’는 자신이 약속의 땅 밖에서 죽게 될 것임을 드러낸다(1:37). 임박한 그의 죽음은 책 전체를 통해서 흐르고 있는데, 당연히 그의 설교 속에도 이와 같은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 ‘모세’는 그의 청중들에게 그려주고 있는 아름다운 약속의 땅에는 자신은 들어갈 수가 없다. ‘모세’의 죽음에 관한 언급은 책의 끝부분에 가서야 비로소 등장하고 있다: “너는 여리고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아바림 산에 올라가 느보 산에 이르러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라. 네 형 아론이 호르 산에서 죽어 그의 조상에게로 돌아간 것 같이 너도 올라가는 이 산에서 죽어 네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신 32:49-50). 그리고 각 부족들에게 축복의 신탁을 전한 후, 그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벳브올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골짜기에 장사되었고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느니라”(34:5-6).
자서전. <신명기>는 책의 마지막을 ‘모세’에 관한 일종의 “묘비명”(墓碑銘)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 자요, 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이더라“(34:10-12).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신명기>는 ‘모세’의 자서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모세’의 생애 중 마지막 부분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오경>의 다른 책들은 ‘모세’의 초기 생애를 다루고 있는 자서전에 해당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창세기>에서 <민수기>까지의 내용을 ‘모세’의 일대기 정도로 이해한다 해서 무슨 특별한 장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신명기>의 경우에는 이 책을 ‘모세’의 전기로 취급함으로써 얻게 되는 유익은 불가피해 보인다.
주종계약. <신명기>는 또한 주전 2000년 당시 근동지방에서 친숙했던 주종계약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그 양식에 있어 법전과 계약서 사이를 오가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신명기>는 그 분량에 있어 고대근동의 주종조약보다 훨씬 길다는 점이다. 아래 도표는 <신명기>와 고대 법전과 조약과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위 도표에서 보듯이, “역사적 서언”(historical preview)에서 다루는 내용은 계약 당사자 사이에 얽힌 최근의 역사적 사실들이다. 특히 큰 나라가 작은 나라(신하 국가)에 대하여 베푼 호의(好意)를 뽐내고 자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신하국가의 배반과 반역에도 불구하고 왕국으로서의 체제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등의 호의를 말한다. <신명기> 역시 이스라엘의 반복되는 반역과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야훼’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들을 ‘시내’ 산에서 약속의 땅까지 인도해 오셨는가를 상기시키고 있다.
<함무라비 법전>과 <신명기>는 그 형식이 놀랍도록 일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신명기>는 조약으로서의 형식을 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약에서 필수적인 의무사항은 신하국가의 절대적인 충성이다. 예컨대, 신하국가가 섬기는 국가에 대하여 조공(租貢)을 바친다든지, 도망 친 범죄자를 본국으로 송환해 준다든지, 새로운 왕위 계승자에게 충성을 약속하는 등의 의무사항을 말한다.
두 당사자 사이에 일단 계약이 맺어지면 계약 문서는 성소(聖所)에 보관을 하되, 정기적으로 공개 낭독을 해야 한다. 이는 봉신 국가의 책무를 주기적으로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신명기>에도 이와 같은 모티브가 내재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참고. 신 27, 31장).
그리고 계약의 증인이 필요한데, 대개 그 나라가 섬기는 신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증인으로 삼는다. 하지만 <신명기>에는 이들 신들의 목록이 없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이스라엘은 오직 단 한 분의 신, 즉 ‘야훼’ 하나님 만을 섬기기 때문이다(5:7; 6:4).
조약문서의 끝에는 축복과 저주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증인으로 열거한 신들이 이를 책임지고 행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축복의 내용은 봉신국의 충성에 대한 보상(報償)으로 장수(長壽), 국가의 번성, 풍년 등을 담고 있고, 반면 불순종과 반역의 대가는 온갖 종류의 저주가 다 포함되어있다. 대개 법전의 경우라면 축복이 저주에 앞서 등장하지만, 조약의 경우에는 저주가 축복에 앞서 등장하며, 그 분량도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 <신명기>의 경우에는 법전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축복이 앞서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약의 경우처럼 생다적인 분량에 있어서는 저주가 축복을 앞서고 있다.
시와 노래. 마지막으로 <신명기>의 양식과 관련해서 “시와 노래”를 간과할 수 없다. <신명기>의 마지막 세 장에서 마치 색인(索引)처럼 등장하고 있는 “모세의 노래”(32장), “모세의 축복”(33장), 그리고 ‘모세’의 죽음과 장사(葬事)에 관한 내용이 그것이다(아래 도표 참고).
2. 구조와 단락
설교와 색인. <신명기>의 양식을 “고별설교”로 볼 때, 그 구조는 세 편의 설교와 뒤이은 세 개의 짧은 색인(索引)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차대구적 구조. <신명기>의 구조는 전체적으로 다섯 개의 단락이 일종의 대칭적 내지는 교차대구적(交叉對句的) 구조를 이루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처음과 마지막 두 단락(A와 A’)은 하나의 문서로 다룰 수 있을 것인데, 두 단락은 동일 인물 ‘여호수아’로 연결되어있다(‘여호수아’는 <신명기> 내에서 이 부분에서만 등장하고 있다). 내부의 두 구조(B와 B’) 역시 하나의 문서로 읽을 수 있을 것인데, 두 단락을 잇는 공통 요소는 언약의 축복과 저주에 관한 내용이다. 축복과 저주는 이스라엘이 각각 ‘그리심’ 산과 ‘에발’ 산에서 행하는 독특한 의식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내용 역시 <신명기> 내에서 이 부분에서만 등장하고 있다(참고. 11:26-32; 27:1-14). 마지막으로 대칭구조의 중심(C)에 <신명기>의 핵심 내용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내용인 즉은 흔히 “신명기 법전(法典)”으로 알려져 있는 고대 이스라엘의 핵심 행동 양식을 다루고 있다.
이들 다섯 개의 단락은 각기 다섯 개의 작은 단락들이 대칭적 구조를 이루고 있어, 이 책은 전체적으로 놀라울 정도의 문학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에 관해서는 추후 상세하게 다루게 될 것이지만, 예컨대, 첫 번째 단락(단락 A)과 두 번째 단락(단락 B)의 내적 구조를 보면 이들 역시 교차대구적 형식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 첫번째 단락(1-3장)의 구조
A 설교: 그 땅에 들어가라(1:6-8)
B 분배: 이스라엘 백성(1:9-18)
C 전쟁: 이스라엘의 전쟁(1:19-21)
D 정복을 위한 진군(2:2-25)
C’ 전쟁: ‘야훼’의 전쟁(2:26-3:31)
B’ 분배: ‘요단’ 동편의 땅(3:12-17)
A’ 설교: 그 땅을 취하라(3:18-22)
(2) 두 번째 단락(4-11장)의 구조
A 이스라엘아, ‘야훼’의 법을 준수하라(4:1-40)
B ‘모세’가 세 성읍을 구분함(4:41-43)
C 이것이 그 율법(십계명)이라(4:44-6:3)
D 이스라엘아 들으라(6:4-7:11)
E 순종하면 축복이(7:12-26)
E’ 불순종하면 멸망이(8:1-20)
D’ 이스라엘아 들으라(9:1-29)
C’ 이것이 그 율법(십계명)이라(10:1-7)
B’ ‘야훼’께서 ‘레위’ 지파를 구분하다(10:8-11)
A’ 이스라엘아, ‘야훼’의 법을 준행하라(10:12-11:25)
설교: 그 땅을 취하라*3:18-22)
아주 정교하게 균형 잡힌 <신명기> 구조가 시사하는 바는, 이 책의 양식과 기능을 설명함에 있어 다른 모델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음악이나 서사시 등이 이처럼 정교한 예술적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고대 이스라엘에서 <신명기>를 처음 편집할 당시에 이 책의 양식 역시 시적인 형식을 띄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신명기>의 역사
<신명기>의 역사라 함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의 자료와 편집에 관한 제반 과정과 연대기, 동기와 목적, 그리고 배경 등을 포함한다.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연구를 전문적인 용어로 “통시비평”(通.視批評)으로 부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신명기>에 대한 “통시비평”의 내용은 <오경> 전체에 대한 “통시비평”에서 한 차례 다룬 바 있기 때문에, 본인의 <구약개론> 참고.
별도의 소개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신명기>가 <오경>의 소위 “문서 가설”(Documentary Hypothesis)의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이곳에서는 저작(또는 편집) 시기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고자 한다.
고전적 문서설. ‘그라프’-‘벨하우젠’의 이론에 따르면, <오경>은 네 개의 문서로 이루어져 있다: (1) <야훼(J) 문서>; (2) <엘로힘(E) 문서>; (3) <신명기(D) 문서>; (4) <사제(P) 문서>. 이중 D 문서는 <신명기>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오경> 내에서 등장하는 위치는 대략 다음과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지난 한 세기 동안 고전적인 ‘벨하우젠’ 이론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수없이 이루어져, 심하게 말하자면 문서 가설은 이제 누더기 신세로 전락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즉 더 이상 일치된 견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서 가설을 완전히 폐기처분할 수 없는 것은 “통시 비평”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성경> 해석과 관련해서 이룩해 놓은 학문적 업적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통시 비평”은 <성경> 해석과 관련해서 많은 난제(難題)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당연히 D 문서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도 멀리는 ‘모세’ 당대에 이미 존재했다는 견해에서부터, 가깝게는 왕정 시대에 왕성하게 활동했던 “신명기 학파”(Deuteronomist)의 작품이라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후자의 견해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더 구체적으로 문서의 기원을 ‘요시아’ 18년(주전 621년)에 왕국 서고에서 있었던 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즉 이 시기에 하나님의 성전을 수리하던 일꾼들이 “율법 책”을 발견하고, 이 책을 왕 앞에서 낭독했을 때, 왕은 옷을 찢고 회개하였고, 그 결과 대부흥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왕하 22-23장). 일찍부터 학자들은 이 책이 다름 아닌 <신명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의 기원을 J나 E보다 후대인 7세기로 추정하였다.
신명기 학파. 이들 학파의 존재 여부는 단언할 길은 없지만, <신명기>의 신학 사상이 <오경>의 다른 네 권의 책보다는 오히려 <열왕기>나 <예언서>에 더 가깝다는 이유로 학자들은 <신명기>의 저자(또는 편집자)를 “신명기 학파”로 부르는 것이다.
신학과 신앙
단락 1: 역사적 회고
시내 산에서 모압까지. <신명기>의 구조를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세 편의 설교와 뒤이은 세 개의 짧은 색인(索引)으로 이루어져 있다: